서브·블로킹 살리고, 리시브 버티고…여자배구 PO 3차전 열쇠

버티는 팀이 챔피언결정전 출전 티켓의 주인이 됩니다.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한 GS칼텍스가 바란 대로 여자프로배구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는 마지막 3차전까지 이르렀습니다.

짐을 쌀 위기에 몰렸던 IBK기업은행이 어제(22일)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해 양 팀은 내일(24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건곤일척의 시즌 9번째 대결을 벌입니다.

정규리그 전적 4승 2패를 포함해 8번의 다툼에서 흥국생명이 기업은행을 5승 3패로 앞섰지만, PO 3차전에서 지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전력은 바닥까지 노출된 만큼 선수들의 정신력과 집중력이 승패를 가릅니다. 누가 더 절실하게 한 발 더 뛰느냐에 희비가 교차합니다.

PO 1∼2차전에서 서브와 블로킹 득점을 더 많이 한 팀이 웃었습니다.

효과적인 서브로 리시브를 흔들어 상대 팀 주포에게 좋은 공이 올라가지 못하게 만드는 전략으로 양 팀은 번갈아 웃었습니다. 서브와 블로킹은 그래서 한 묶음입니다.

흥국생명은 1차전에서 블로킹 13-4의 압도적인 격차, 서브 에이스 6-4의 우위로 승리를 맛봤습니다.

이 경기에서 기업은행의 리시브 효율은 17.98%로 흥국생명에 크게 뒤졌습니다.

왼쪽 무릎이 아픈 표승주는 자신을 겨냥한 서브 폭탄을 거의 엎드려 받았습니다. 표승주는 "뻔히 서브가 오는데도 몸이 따라와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2차전에선 양상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1세트에서 12연속 득점을 올리는 등 흥국생명의 득점을 단 6점에 묶어 역대 포스트시즌 한 세트 최소 득점의 굴욕을 안긴 기업은행은 블로킹 10-6, 서브 9-2로 흥국생명을 제압했습니다.


리시브 효율에선 1차전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었으나 새로운 세터 김하경을 앞세워 공격 성공률을 44%대로 끌어올렸고, 김희진이 김연경의 공격을 잘 방어하면서 블로킹으로만 6점이나 올린 게 컸습니다.

표승주는 경기 후 흥국생명 도수빈과 김미연 사이를 겨냥한 목적타 서브가 잘 통했다고 짚었습니다.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는 '절박함'은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자 3차전을 좌우할 열쇠입니다.

표승주는 "(고생하면서) 어떻게 올라온 PO라는 심정에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려고 집중했다"고 1차전 부진을 딛고 2차전에서 반등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3차전에선 1차전과 같은 경기를 안 하도록 리시브를 더욱 신경 쓰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시즌 후 해외 재진출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이는 김연경(흥국생명) 역시 흥국생명에서의 봄 배구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그는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어떻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이 기회를 잡아 우승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