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덕아웃 분위기는 마치 우승팀을 보는 듯 하다. 아무 것도 아닌 볼 하나 하나에 탄성이 터져 나오고 화이팅을 내는 소리로 덕아웃이 울린다.
작년 꼴찌 팀 한화 덕아웃 이야기다.
한화 덕아웃이 달라졌다. 선수들의 표정부터 다르다. 이제 시범 경기일 뿐이지만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한화 선수들이 22일 잠실 한화전서 득점에 성공하자 덕아웃에서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재현 기자 |
수베로 감독이 취임하면서 생긴 변화다. 수베로 감독은 그 어느 감독보다 열정적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팀에서 패배 의식을 몰아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선수들이 내는 파이팅을 누구보다 앞서 장려하고 이끌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파이팅을 내는 건 내가 지시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활달한 성격을 갖고 있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내성적인 선수도 있다. 모두에게 강요할 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패배 의식을 갖지 않고 투쟁심을 보여주는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젊은 팀이다. 평균 연령이 25.8세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젊은 라인업을 갖고 있다.
작년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2020시즌 한화는 리그 최고령 팀’(평균 28.5살)이었다. 작년 이전부터 팀 연령은 늘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지난해 주축 베테랑들을 대거 정리하며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이 은퇴했고, 팀 주장이던 이용규(키움 이적). 윤규진 송광민 안영명(KT 이적) 김회성 최진행 등이 팀을 떠났다. 완전히 새로운 팀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젊은 팀의 장점은 패기다.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 수 있는 파이팅이 장점이 될 수 있다. 지금 한화 덕아웃은 그런 긍정적 신호로 넘쳐난다.
한 한화 선수는 "베테랑들이 많았다고 파이팅을 못내거나 했던 것은 아니다. 다만 팀 성적이 안 좋다보니 자연스럽게 덕아웃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감독님이 바뀌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하주석 등 중선참 들이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이들이 앞장서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기 때문에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따라가고 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떠들고 환호하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 만에 하나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덕아웃 분위기만큼은 살려 가자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화 선수는 "누구나 주전을 노릴 수 있는 건강한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도 덕아웃 분위기를 살리는데 힘이 되고 있다. 정해진 주전 선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전체적으로 활력이 넘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외국인 감독님이 오시면서 모두가 똑같은 출발선에 서게 됐다. 희망이 생기면서 분위기도
일단 출발은 좋다. 덕아웃 분위기만으로 야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덕아웃에 힘이 넘쳐 손해볼 것은 없다. 도전자 입장인 한화 선수들의 변화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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