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수 기자
“누구한테 팬레터가 더 많이 오는지 서로 의식하긴 했죠.”
류지현(50) LG 트윈스 감독은 원조 ‘잠실아이돌’ 중 한 명이다. 류 감독은 프로 데뷔 첫해였던 1994년 입단 동기 서용빈(50, 현 kt 위즈 2군 감독), 김재현(46, 야구해설위원)과 함께 신인 3인방으로 활약하며 LG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류 감독은 1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전날 경기에 선발등판해 kt 소형준(20)과 맞대결을 펼쳤던 이민호(20)의 투구 내용을 평가하면서 ‘잠실 아이돌’이 시작된 1994년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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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현(50) LG 트윈스 감독이 1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를 지켜보며 웃고 있다. 사진(울산)=김영구 기자 |
류 감독은 이민호의 투쟁심과 경쟁심을 높게 평가했다. 소형준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류 감독은 “팬들 입장에서도 슈퍼스타들이 계속 나와야 한다. 새 인물이 나올 때 우리 야구가 전체적으로 발전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 1994년이 떠오른다”고 했다.
류 감독을 비롯한 신인 3인방의 인기는 현재 기준으로도 웬만한 아이돌 스타 못지않았다. 빼어난 실력과 세련된 외모를 겸비해 잠실야구장으로 여성팬들을 불러 모았다.
류 감독은 쑥쓰러워 하면서도 “당시 경비아저씨들이 밤마다 결려오는 전화 때문에 다들 한 달을 못 버티고 그만두셨다”며 “선수들끼리 다른 경쟁심은 없었지만 매일 아침 누가 더 많은 팬레터를 받았는지, 누가 더 두꺼운지 의식하기는 했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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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현(50) LG 트윈스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류 감독은 그러면서 90년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농구, 야구, 축구 순서로 형성됐던 ‘오빠부대’가 국내 스포츠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류 감독은 “새로운 스타가 계속 탄생해야만 리그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며 “우리 팀이 아니더라도 끊임없이 새 인물들이 나오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gso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