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끝이 보이지 않는 평행선이 계속되고 있다. 마지막 해결책이 있을 듯 보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구상 안에 없다고 한다.
FA 투수 이용찬과 원 소속 구단인 두산 이야기다.
두산은 이용찬측에 마지막 제안을 이미 한 상황이다. 이용찬 측은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아직까지 답이 없다. 팽팽한 평행선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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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 이용찬과 두산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해법 중 하나인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고려 대상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용찬은 통산 53승50패90세이브4홀드, 평균 자책점 3.88을 기록한 수준급 투수다. 선발은 물론 마무리도 가능한 자원이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용찬은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일명 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이용찬측은 정상 재활 과정을 밟으면 5월 안에 복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수술 이후 재활이 무조건 성공한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안전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두산의 입장이다.
양 측의 주장이 계속 맞서고 있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쯤 되면 한 번쯤 언급될 만한 것이 한 가지 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그 것이다.
FA 협상에서 원 소속 구단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선수가 타 팀과 협상을 통해 원 소속 구단과 일단 사인을 하고 트레이드 형식으로 팀을 옮기는 방식이다.
원 소속 구단은 트레이드 카드를 받아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선수는 새로운 길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FA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도 보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두산은 이용찬에 대해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이용찬의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수술 받은 선수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하려는 구단이 없다. 우리가 원하는 카드를 얻을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굳이 그런 방식을 써서 보내려고 하지 않고 있다. 이용찬 측이 여러 구단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납득할만한 카드를 제시한다면 모를까 문제 해결을 위해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먼저 활용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두산은 이용찬과 협상에서 대단히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단장이 직접 나선 협상은 없었다. 최종 제안을 한 것도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났다. 이후 이용찬측과 추가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 더 이상 진전된 안을 제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적이 전제로 된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도 응할 생각이 없다. 수술 후 이용찬의 활용 가치에 대해 제대로 대우하려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두산이 문턱을 크게 낮추기 전에는 협상이 이뤄질 확률이 떨어진다.
이용찬은 지금 사인을 한다 하더라도 6월은 돼야 실전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재활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그런 위험 부담을 떠안으려는 구단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두산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것도 아니다. 아니 아예 고려도 하지 않고 있다. 이용찬의 이적이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용찬 입장에선 현재 두 가지 길만 남아 있다. 두산이 제시한 안을 받아들
시간은 이용찬의 편이 아니다. 무심한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있는데 아직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과연 이용찬과 두산이 만들어 낼 결론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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