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천정환 기자
"여기가 다저스인지 이글스인지 모르겠다" 한화 더그아웃에서 선수들끼리 하는 말이다.
한화 이글스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첫 연습 경기를 모두 영봉승으로 장식했다. 첫날은 6-0, 둘째 날은 8-0 승리. 두 경기 25안타를 몰아쳤고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승패가 의미 없는 연습경기였지만 한화의 팀 분위기는 확 달라져 있었다.
지난해 프로야구 꼴찌를 기록했던 한화는 베테랑들을 대거 방출했다. 리빌딩을 목적으로 한화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했다. 케네디 수석코치와 로사도 투수코치, 워싱턴 타격코치까지 수베로 감독 사단을 완성해 팀 체질 개선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팀을 만드는 목표를 세웠다.
프로야구 시즌을 앞둔 키움과의 연습경기 첫날부터 수베로 감독만의 색깔이 확실히 드러났다. 특히 팀을 아우르는 수베로 감독의 리더십이 돋보였다.
수베로 감독은 9회까지 경기가 진행되는 매 이닝마다 공수 교대를 하는 모든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잘했건 못했건 더그아웃을 밟는 모든 선수들을 격려하며 당시 상황과 플레이에 대해 통역을 통해 쉴 새 없이 소통을 나눈다. 더그아웃 감독석은 비어 있었고 구석구석 선수들을 찾아가기 바쁜 수베로 감독이다.
수베로 감독은 투수 교체도 직접 마운드에 오를만큼 열정이 넘쳐 보였다. 수비 때는 더그아웃 밖에 걸터 앉아 수비 시프트를 조정하며 그라운드의 선수들과도 계속된 소통을 이어나갔다.
수베로 감독과 함께하는 케네디 수석코치, 워싱턴 타격코치, 로사도 투수코치도 더그아웃에서 분주하다. 감독과 코치들은 더그아웃에서 정해진 자리는 없어 보였다. 그들 모두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하며 이곳저곳 필요할 때 선수들에게 다가가 플레이에 대해 끊임없는 대화를 나눴다.
그 때문일까 한화의 더그아웃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수들도 경기 내내 더그아웃 펜스에 달라붙어 영어 감탄사를 쏟아내며 파이팅을 외치는 응원을 한다. 그라운드 보다 더그아웃의 열기가 더 뜨거웠다. 분명 달라진 환화의 더그아웃 분위기다.
경기 중 어느 순간 한화 선수의 아쉬운 주루 플레이가 나왔다. 그 선수의 완전한 실수였다. 이닝 교체 때 수베로 감독은 감독석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그 선수를 직접 찾아가 힘주어 말했다. "You Go We Go". 리빌딩을 준비하는 한화 수베로 감독 사단의 2021시즌 비상이 기대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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