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야쿠르트 스왈로즈는 1일 좌완 투수 다구치 가즈토(25)와 내야수 히로오카 타이시(23)와의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양 구단의 맞트레이드는 1976년 12월 야쿠르트 아사노 케이지와 요미우리 구라타 마코토 이후 약 44년 만이다.
트레이드에 보수적인 일본 프로야구, 특히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트레이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 1일 전격 트레이드 된 히로오카(왼쪽)와 다구치. 사진=요미우리 SNS |
스포츠호치는 요미우리가 캠프 종료 다음 날 발표한 전격 트레이드에는 '선수를 죽이지 않겠다'는 신념이 담겨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구치는 스프링 캠프 중 오른쪽 허벅지 뒤의 당김 증상으로 이탈했지만 순조로운 회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좌완으로는 이마무라, 타카하시 등이 상태가 좋아 이번 시즌 투수진에 자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선발과 중간 계투와 만능인 투수다. 아직 25세로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다.
히로오카는 요미우리가 찾던 장래성 있는 오른손 파워 히터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둘의 연봉 차이가 5400만 엔(약 5억7000만 원)이나 됐다.
그럼에도 지난 시즌 1억4750만 엔 차이가 있던 사와무라와 롯데 가즈키의 케이스와 같이, 선수 퍼스트의 시점으로 야쿠르트와 협상을 마무리 했다.
스포츠호치는 "이번 트레이드는 야구계 발전을 위해서도 큰 의미가 있다. 편성 책임도 담당하는 하라 요미우리 감독은 트레이드 기한인 양도 가능 기간을 철폐해, 연간 이적이 가능하게 하는 야구계 개혁안을 제안해 왔다. 선수를 '개인 사업주'라고 평가해 이적의 활성화가 야구계의 발전과 선수의 찬스 확대로 연결된다는 생각을 밝혀왔다. 캠프 종료 직후에 같은 리그 구단끼리라고 하는 이례적인 상황 아래서 두 선수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재능을 꽃피울 기회를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트레이드에 대단히 보수적인 구단이었다. 특히 같은 리그 팀들과는 트레이드를 거의 하지 않았다.
괜한 트레이드로 타 팀의 전력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구단이기에 필요 없는 선수도 그대로 안고 가는 전통이 있었다.
아직까지도 이런 전통은 희미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지난해와 올 시즌의 트레이드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트레이드는 전력 보강은 물론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좋은 흥행 소재다. 요미우리가 이처럼 주도적으로 트레이드에 나선다면 일본 프로야구에도 트레이드 바람이 불
요미우리와 야쿠르트의 44년만의 트레이드는 그런 관점에서 의미가 크다. 요미우리가 더 이상 선수들의 무덤이 되지 않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과연 변화하는 요미우리가 하라 감독의 리더십을 타고 리그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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