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LG가 주전 외야수 없이 시즌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아니 모두가 주전인 야구를 꿈꾸고 있다.
현재 LG 외야수 중 자신의 자리가 확정된 선수는 좌익수 김현수 뿐이다. 이천웅 채은성 이형종 홍창기는 남은 두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해야 한다.
지명 타자 한 자리를 빼 놓는다고 해도 한 명이 남는다. 누군가는 벤치를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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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주전급 외야수 4총사. 이천웅 홍창기 채은성 이형종(왼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류지현 LG 감독은 '경쟁'이란 단어를 경계했다. "현재 우리 외야엔 경쟁이 필요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류 감독은 "우리 외야를 경쟁중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선수들이 다 필요하다. 필요한 위치에서 모두 활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누가 경쟁에서 이기고 누가 경쟁에서 탈락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류 감독은 "경쟁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 모든 선수들이 주전이다. 선수들을 필요한 타이밍에 맞춰 기용할 것이다. 상대 투수의 성향도 봐야 하고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도 체크해야 한다. 팀 워크에 도움이 되는 결정이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날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를 쓴다는 것이 원칙이다. 그 원칙만 잘 지켜지면 안정적으로 외야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점도 단점도 뚜렷한 전술이다. 잘 맞아들어가면 대박이 날 수 있지만 삐걱 거리기 시작하면 종잡을 수 없이 될 수도 있다.
장점은 모든 선수들이 꾸준히 자신의 기량을 갈고 닦으며 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경기라도 더 나가기 위해 시즌 내내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된다.
자연스럽게 팀 내 건강한 긴장감이 만들어지며 노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상대에 따라 맞춤형 라인업을 짜게 된다면 선수들이 상대가 누구인지 분석하고 맞춤 전략을 만들 수도 있게 된다. 좀 더 연구하고 공부한 뒤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자신의 자리에서 한 시즌을 치르는 장기 플랜을 짜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첫 번째다.
확고하게 자신의 자리가 있는 선수들은 자신의 사이클레 맞춰 한 시즌을 치르는 플랜을 짜게 된다. 확 불을 당길 때와 조금은 천천히 갈 때를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하게 자리가 잡히지 않으면 계획을 짜기 어렵게 된다.
지난 2010년 LG는 국가대표급 외야수만 5명이 있었다.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이택근 이대형 등 화려한 라인업을 구성했다.
하지만 누구도 계속해서 주전으로는 나가지 못했다. 출장 기회를 균등하게 분배해 활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뜻 대로 일은 풀리지 않았다.
휴식일에 지명 타자, 1루수까지 활용했지만 누구도 만족할 만한 라인업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만큼 주전 야수를 배분해서 기용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지명 타자 자리를 활용하는 것도 붙박이로 지명 타자를 나가는 선수가 없게 되면
과연 LG 외야는 유지현 감독의 계산대로 원활하고 긴장감 넘치는 구성을 할 수 있을까. 과연 2010년 '빅5'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확실한 주전 없이 한 시즌을 치르겠다는 구상이 장점만 살려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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