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캠프 시작 20여일 만에 최고 구속 155km를 찍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빨라질지 기대가 되는 페이스다.
그러나 정작 던진 투수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꾸준하지 못하다는 것이 이유다.
최근 구속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는 '야구 욕심쟁이' 안우진(21.키움) 이야기다.
↑ 안우진(왼쪽)이 회전축과 구속 상승을 위해 그립을 변형해 보고 있다. MK스포츠(고척)=천정환 기자 |
안우진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다. 지난해 10월17일 두산전서는 160km를 찍었다.
평균 구속도 단연 1위였다. 평균 152.3km를 찍어 토종 투수 중 1위를 차지했다.
그 기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불펜 투구에서 벌써 최고 155km까지 나왔다. 구속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스피드다.
하지만 안우진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꾸준함이 부족하다며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있다.
안우진은 선발로 보직 변경을 꾀하고 있다. 또 한 명의 파이어볼러 마무리 조상우가 부상으로 12주 결장이 확정됐지만 안우진은 노터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조상우 공백은 기존 불펜 투수들 중에서 대안을 찾을 것이다. 안우진이 공도 빠르고 불펜 경험도 풍부하지만 아직까지는 안우진을 당겨 쓸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선발 투수로서 안우진은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 번째는 회전축을 올리는 것. 두번째는 평균 스피드 150km 유지다.
회전축은 공의 회전을 수직으로 끌어올려 최대한 180도에 가깝게 회전을 주는 것이 목표다.
쉽게 말해 공을 똑바로 돌게 하는 것이다.
안우진은 2500rpm이 넘는 회전수를 갖고 있는 투수다. 하지만 공이 다소 옆으로 돌면서 수직 무브먼트가 회전수 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안우진의 생각이다.
현재 상하 무브먼트도 리그 톱 클래스다. 하지만 안우진은 만족하지 않고 있다. 좀 더 많은 상하 무브먼트를 만들어 공이 마지막에 좀 더 떠오르듯이 느끼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피드는 안우진이 가장 욕심내는 분야다. 선발로 긴 이닝을 던지면서도 꾸준히 150km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것이 목표다.
지금 가장 안 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좀 더 꾸준하게 빠른 공을 찍고 싶은데 그것이 마음대로 안되고 있다.
안우진은 "선발로 던지면서도 꾸준히 150km를 넘기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아직 잘 안되고 있다. 최고 구속은 높게 찍혔지만 투구수가 많아질수록 평균은 150km를 넘지 못하고 있다. 캠프가 끝날 때 까지는 평균 150km를 꼭 찍고 싶다"고 말했다.
선발로 전향하며 스피드에 대한 욕심을 많이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던 안우진이다. 정확성을 좀 더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했었다.
하지만 최고 구속에 대한 욕심을 버렸을 뿐 평균 구속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강하게 가슴을 태우고 있다.
선발 투수는 최소 5이닝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구속을 유지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안우진은 그 어려운 일을 해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테이크백을 줄이고 앞으로 나오는 팔 스윙을 길게 끌고 나오는 폼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꾸준히 빠른 구속을 찍기 위함이다.
안우진은 지난해 불펜 경험을 하며 "힘을 쓰는 구간을 앞으로 당기면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빠른 공을 던지는 방법을 깨달았다. 그동안에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힘들게 던졌던 것 같다"고 했었다.
그러나 선발로 전향을 하면서 또 한 번 스피드에 대해 고비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140km
안우진의 고민이 해소되며 KBO리그서도 제대로 광속구를 던지는 선발 투수를 얻게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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