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8개 팀에서 제안이 왔어요. 하지만 늘 마음속에 있던 KBO리그에 대한 그리움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기량이 있을 때 오고 싶었어요"
국내 프로야구 팬들의 오랜 궁금증이 드디어 풀린다. '추신수가 한국에 오면 홈런 50개 칠까요?'. 이에 대한 해답이 2021시즌에 나올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23일 MLB 자유계약선수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연봉 중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쓰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사회공헌활동 계획은 구단과 협의한다. 추신수는 "한국행이 야구 인생에 새로운 전기되는 결정인 만큼 많이 고민했고 신세계 그룹의 방향성과 정성이 결정에 큰 힘이 돼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4년 맺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장기 계약(7년간 총액 1450억원) 마지막 해인 지난해부터 추신수의 KBO행은 야구팬들의 관심사였다. 다만 가능성은 낮아보였다. 한국에 올 경우 자신이 나고 자란 부산을 연고로 둔 롯데 자이언츠로 가고자 하는 추신수의 바람과 달리 지명권(2007년 해외파 특별 드래프트 1순위)은 SK와이번스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파 특별 드래프트는 해외 상위리그로 진출했다가 자리잡지 못한 유망주들이 다시 국내로 수월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만든 지명 제도로 SK는 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추신수를 지명한 바 있다.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신세계 그룹은 적극적인 구애로 추신수의 마음을 돌렸다. 올해 1월 야구단 인수를 결정한 직후 추신수에게 같이 하고 싶다는 의사를 수 차례 전달하며 관심을 표했고, 지난 주부터 야구단을 통해 본격적으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신수 역시 계약 후 "저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해 주신 신세계 그룹과 관계자들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신세계 그룹은 "추신수가 16년 동안 메이저리그 생활을 하며 보여준 성공적인 커리어와 성실함, 꾸준함에 주목했다"며 "프로야구 팬들에게 더 재미있는 경기를 선보이고 명문 구단의 명성을 찾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추신수는 한국 야구 역사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최고의 타자다. 부산고등학교 졸업 후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를 거쳐 2006년 클리블랜드 이적 후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자리잡은 후 13년을 뛰며 메이저리그 통산 7157타석에서 218홈런과 961득점, 1671안타, 통산 출루율+장타율(OPS) 0.824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OPS 0.8 이상 타자가 한 팀에 3~4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7000타석 이상을 뛰며 통산 0.824를 기록한 추신수의 기량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통산 218홈런은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중 1위(2위 히데키 마쓰이 175개)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시즌 20홈런-20도루 이상을 네 번이나 기록했으며,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엔 112개 볼넷과 0.423 출루율을 기록해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꼽히기도 했다. 추신수는 이 해의 활약에 힘입어 텍사스와 장기 계약을 맺었으며 이후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추신수의 최대 장점은 꾸준함이다. 최고 레벨의 무대에서 13년 동안 기량을 유지하며 확고한 주전 자리를 지켰다. 국내는 물론 일본을 합쳐도 MLB에서 5년 이상을 확고한 선발로 뛴 타자들은 추신수, 스즈키 이치로, 히데키 마쓰이 정도가 전부다.
야구팬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추신수가 KBO에 온다면 어떻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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