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제발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허문회 롯데 감독이 한 투수를 놓고 한 말이다. 감독 입장에선 물론 어떤 선수도 다치면 안된다. 하지만 이 선수는 좀 더 특별하다.
어쩌면 올 시즌 롯데의 성적을 좌우할 수도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고졸 2년차 투수 최준용이다.
↑ 최준용이 스프링캠프서 두둑한 신임을 받으며 필승조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
허문회 감독은 "최준용이 비시즌 동안 준비를 잘 해왔다. 우리 팀의 필승조로 뛸 수 있는 선수다. 현재 최준용을 비롯해 박진형 구승민 등 세 명을 먼저 필승조로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김건국 김대우가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1경기 등판이 고작이었던 고졸 2년차 투수. 하지만 감독의 마음엔 이미 필승조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스프링캠프서의 페이스도 매우 좋다.
최준용은 지난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지는 못했다.
퓨처스리그서는 2세이브 1홀드, 평균 자책점 2.40으로 잘 던졌지만 1군에 콜업 된 뒤엔 2패 8홀드, 평균 자책점 4.85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분명 희망을 보았다는 것이 허 감독의 평가다.
최준용은 지난해 7월15일에서야 1군 무대서 첫 선을 보였다. 그전까지는 2군에서 경험을 쌓는데 주력했다.
숫자적으로는 빼어나지 않았지만 그 이상의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극찬을 받는 투구였다.
최준용은 패스트볼 구사 비율이 70%를 넘을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투수다.
보조 구종으로는 슬라이더가 있다. 커브, 체인지업, 스플리터 들도 던질수는 있지만 패스트볼과 슬라이더가 압도적으로 많다.
불펜 투수로서 그다지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아도 됐기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볼배합 속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6km나 나올 정도로 빠른 공을 갖고 있는 투수다. 불펜 투수로서 도망가지 않고 승부를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슬라이더가 빠르지는 않지만 피안타율이 0.095에 불과할 정도로 좋은 각도와 완급 조절 능력을 보여줬다.
허문회 감독은 "아무래도 한국에서 스프링캠프를 하다보니 날씨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투수들이 불펜 투구를 하는데 구속은 조금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준비가 잘 돼 있는 선수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최준용도 그 중 하나다. 좋은 공을 갖고 있음을 지난 시즌에 이미 보여줬다. 여기에 준비까지 잘 해와 현재 페이스가 좋다. 공격적인 투구는 그대로 살아 있고 제구도 많이 잡힌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필승조에서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최준용은 좌타자를 상대하는데 강점을 보인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우타자에게는 피안타율이 0.277이었지만 좌타자를 상대로는 0.250으로 피안타율이 떨어졌다. 좌타자 상대 장타율을 3할대(0.392)로 묶어 놓은 것도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롯데 불펜에는 확실한 좌완 자원이 없는 상황이다. 구승민은 좌타자에게 1할대 피안타율을 기록햇지만 박진형은 좌타자에 약했다. 최준용이 구승민과 함께 좌타자 억제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롯데 불펜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분명 그 가능성을 확인 시킨 바 있다.
아직 제구력은 좀 더 가다듬어야 한다. 볼넷 숫자가 조금 많은 것은 흠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워낙 좋은 구위를 가졌고 배짱도 두둑해 벤치의 신뢰를 든든하게 받고 있다.
과연 최준용이 허문회 감독의 기대대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롯데
허문회 감독은 "부상이 가장 큰 걱정이다. 제발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다치지 않으면 충분히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아파버리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부상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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