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안했습니다. 어차피 돌아와야 할 곳입니다.”
미국 출국 24시간 여를 남기고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뭔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듯 김하성은 더욱 배팅 삼매경에 빠졌다. 배팅 뿐만이 아니었다. 친정 키움 히어로즈 수비 훈련에는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공을 받고, 던졌다. 이날 합류한 에스피노자 수비코치에게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10일 오후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김하성은 마지막으로 옛 동료(?)들과 땀을 흘렸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자신이 한국 최고의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고척돔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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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2021 시즌을 대비해 훈련을 가졌다. 11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김하성이 팀 동료들과 마지막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출국 전까지 훈련을 열심히 하냐는 질문에는 “나는 원래 열심히 했다”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구단이 배려해준 만큼 다른 선수들과 같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구단의 배려 덕분에 몸을 잘 만들 수 있었다. 미국 가면 시차적응도 해야 하고, 며칠 운동을 못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에게 어쩌면 고척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훈련일지 모른다. 그러나 김하성은 “떠나거나 작별한다는 기분이 아니다. 난(포스팅으로 진출했기에) 해외 생활이 끝나면 한국에 돌아와 히어로즈로 돌아와야 한다. 당분간 같이 야구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나에게는 (메이저리거로서) 꿈과 목표가 있다. 당분간은 그렇게 각자 해야 할 일을 해가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마 코로나19가 풀리면 키움도 해외로 전지훈련을 갈테니, 여기서 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미국 애리조나로 스프링캠프를 많이 왔는데, 샌디에이고도 애리조나에 캠프가 있다. 겨울엔 미국에서 보고 싶다”며 웃었다. 영원한 영웅군단의 일원이라는 깊은 뜻이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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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출국 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사진(서울 고척)=안준철 기자 |
이제 키움의 앞날을 응원하는 위치가 됐다. 물론 자신도 잘하겠다는 각오다. 김하성은 “키움이 마지막까지 야구를 했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 나도 계속 빅리그에 있으면서 월드시리즈에 가겠다"라며 "만약 내가 먼저 시즌을 마치면 (우승을
키움 팬들에게는 고마운 마음 뿐인 김하성이다. “좋은 팀, 좋은 선수단, 좋은 스태프, 좋은 팬을 만났다. 비록 키움 팬은 다른 팀과 비교해 층이 얇지만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