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제주 서귀포시) 안준철 기자
“생각했던 것보다 잘하진 않았는데, 그래도 목표를 달성했다.”
제주 서귀포 스프링캠프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인 이건욱(26·SK와이번스)이 생각하는 2020시즌은 의미가 있었다. 프로데뷔 이후 부상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건욱은 SK의 기대주 중 하나였다. 이건욱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돼 큰 기대를 받고 SK에 입단했다. 여기에 인천 동산고 출신이라 프랜차이즈 스타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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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몸만들기에 한창인 SK와이번스 이건욱. 사진=SK와이번스 제공 |
그러나 프로에서는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는 등 단 한차례도 스프링캠프를 온전히 소화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친 뒤 팀에 돌아온 이건욱은 지난해 초 처음으로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반전을 만들어 냈다. 이건욱도 “그 동안은 몸도 안만들어졌는데, 보여주려다가 부상을 당했다. 다만 작년에는 달랐던 게 코치님들이 (나를) 잘 아시니까 쉬엄쉬엄하게 해주셨다. 남들은 눈에 보이려고 하는데 ‘그렇게 안해도 된다. 천천히 하라’고 해주셔서 안 다치고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결과도 괜찮았다. 외국인 투수 닉 킹엄(현 한화 이글스, 등록명 킹험)의 이탈로 5월말 선발진에 합류해 시즌을 완주했다. 프로 데뷔 첫 승을 입단 7년만에 거뒀다. 표면적인 기록은 122이닝을 소화하며 6승 12패, 평균자책점 5.68로 평범했으나 문승원(31), 박종훈(29)과 함께 추락한 팀을 그나마 지탱한 소득이었다. 이건욱은 “지난 시즌 목표가 안 다치고,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었다. 어떤 보직이든 50이닝을 던지는 것이었다. 어쨌든 목표는 달성했다”며 웃었다.
올해 이건욱의 과제는 체력과 제구력 보완이다. 지난해 후반기에 63⅔이닝 평균자책점 6.85로 무너진 게 과제로 떠올랐다. 그는 “맞지 않으려고 던지려 한게 역효과를 냈다”며 “내 것만 하면 되는데, 더 잘하려는 욕심이 컸다”고 돌아봤다.
이제 SK는 신세계그룹으로 인수돼 이건욱도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2021시즌을 치르게 된다. 그는 “SK라는 팀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이 컸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에 처음에는 많이 놀랐고, 그뒤에는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래도 신세계라는 좋은 그룹에서 인수를 해주셨고 야구단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표해주시고 있어서 선수들 또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제주 캠프 환경이 만족스러운 이건욱이다. 그는 “처음 와보는데 생각보다 따뜻하고 날씨가 좋은 것 같다. 구단에서 발 빠르게 움직여주신 덕분에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된 만큼 열심히 훈련해서 몸 잘만들겠다”며 웃었다.
2021시즌은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이건욱은 “일단 시즌 목표가 144이닝이다. 경쟁에서 이겨야지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면서도 “우리팀은 그동안 잘했으니, 내가 다치지 않고 뒷받침 한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9년 전 이건욱이 마운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상대인 오타니도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