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김지수 기자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28)는 지난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자신감이 넘쳤다. 스스로 몸을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자부했고 컨디션과 구위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정규리그 개막이 늦춰지는 과정에서 자기관리에 실패했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고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지만 통증을 참고 마운드에 올랐다. 결국 25경기 135.2이닝 7승 9패 평균자책점 4.98이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한현희는 4일 훈련을 마친 뒤 “지난해 전반기는 내가 나태해졌던 게 문제였다. 이후 몸 상태에 변화가 오면서 무릎부터 골반, 하체 쪽이 아프기 시작했고 좋지 못한 시즌을 보냈다”며 “아픈 걸 참았던 내가 바보였다. 선배들도 조금 쉬고 돌아오는 게 나았을 텐데 왜 참았냐고 뭐라고 하더라. 지금 생각하면 쓸데없는 책임감이었다”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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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하는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친다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해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
한현희는 “중요하지 않았던 시즌은 없었지만 솔직히 올해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 게 사실이다”라며 “(FA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마음이 뭔가 다르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FA 못지않게 중요한 건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다. 지난해는 5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홍원기 신임 감독은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한 3, 4, 5선발의 경우 시범경기 때까지 무한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한현희도 아직 자신에게 확실한 자리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충분히 경쟁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충만하다. 그는 “내가 잘 한다면 5선발이 아닌 3선발로도 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내 실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 열심히 해서 3, 4선발로 자리 잡는 게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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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가 올 시즌 180이닝과 16승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개인 성적뿐 아니라 투수진의 베테랑으로서 리더십도 보여줘야 한다. 투수조장으로서 주장 박병호를 도와 후배 선수들까지 아울러야 하는 중책도 함께 맡았다.
한현희는 “후배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야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내 몫인 것 같다”며 “특히 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일이 없도록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한현희는 또 “다른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알겠지만 나는 정말 후배들에게 착한 선배다. 모두 인정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2년 전에 이어 투수조장을 다시 하게 됐는데 후배들을 잘 다독여가면서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gso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