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FA 투수 양현종(33)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참가를 목표로 현재 개인 훈련에 한창이다.
안락한 KIA 훈련지를 벗어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다. 워낙 성실한 선수이기 때문에 훈련에 대한 걱정은 없다.
다만 지금까지 해왔던 훈련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해선 고민을 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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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종이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100%를 보여줘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양현종은 아직 계약에 합의하지 못했다. 40인 로스터 보장도 내려 놓고 미국 구단과 계약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악의 가정으로는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지 못하면 마이너기르고 내려가는 스플릿 계약을 해야할지도 모른다. 스플릿 계약이라면 성사까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현종이 KIA와 최종 협상을 마무리한 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플릿 계약을 불사해야할지 모르는 이유다.
스플릿 계약 선수는 스프링캠프에 초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초청 선수 신분 자격으로 스프링캠프를 차리게 된다. 팁 별로 10명 이상의 선수가 초청 선수 자격으로 캠프를 찾는다.
첫 날부터 경쟁일 수 밖에 없다. 보통 2월17일 정도부터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니 이제 보금 조금 안 남은 시간만 남겨 놓고 있다.
캠프가 시작되면 첫 날부터 불펜 피칭이 시작된다. 서서히 열을 올릴 시간은 없다. 첫 날부터 준비가 된 선수라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지금까지 양현종이 겪어 보지 못한 환경이다. 양현종은 자신의 루틴에 따라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유형의 투수다. 스프링캠프 초반에는 무리를 하지 않았다. 준비가 너무 늦은 시즌도 있었을 정도다.
한국에선 이 방법이 통했다. '대투수'라 불릴 정도로 인정 받는 투수였기 때문이다. 그의 방식에 누가 뭐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제는 다르다. 양현종의 신분은 마이너리거로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 남아야 한다.
스르핑캠프서 인정을 받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 기약 없는 기다림을 겪어야 한다. 언제 올라갈 지 알 수 없는 답답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
어떻게든 양현종은 스프링캠프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존의 루틴을 흔들 필요가 있다.
메이저리그 한 스카우트는 "양현종은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스퍼트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자신이 얼마나 좋은 투수인지를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기다려줄 사람은 없다. 첫 날부터 양현종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올릴 생각을 한다면 큰 오산이다. 지금까지 했던 것과는 루틴을 달리 해야 할 것이다. 냉정한 생존 경쟁을 뚫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지금쯤 불펜 피칭을 시작했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는 냉정한 평가를 했다.
개인 훈련지에서 불펜 투구까지 하는 것은 쉽지 않다. 환경 조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제대로 공을 받아줄 포수를 찾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한국에서 베스트 컨디션을 갖춰 놓아야 메이저리그 캠프에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지금까지의 루틴은 완전히 바꿔야 한다.
캠프 초반부터 달려 나
양현종이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며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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