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모든 선수들에게 다 묻고 다녀야죠."
두산 투수 함덕주(26)이 스프링캠프 질문왕을 예약했다. 모든 투수들에게 달라붙어 슬라이더 던지는 법을 배우는 것이 목표다.
함덕주의 약점이 슬라이더에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슬라이더를 익혀 좌타자 상대를 잘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 함덕주가 이번 스프링캠프 목표를 슬라이더 익히기로 정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함덕주는 체인지업이 장기인 투수다. 체인지업이 거의 패스트볼과 같은 궤적으로 오다 마지막에 떨어지기 때문에 골라내기가 대단히 까다롭다.
특히 우타자들에게는 바깥쪽으로 변하는 체인지업이 거의 마구 수준이다. 우타자를 상대할 땐 이 체인지업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 함덕주다.
그러나 좌타자는 다르다. 좌타자에게는 함부로 체인지업을 던지지 못한다.
자칫 몸쪽으로 잘못 휘어 들어가면 몸에 맞는 볼이 나올 수 있다. 또 가운데를 보고 던지자니 큰 것을 허용할 위험성을 갖고 있다.
함덕주가 좌타자를 상대로는 자신감이 떨어져 몸쪽 승부를 잘 못한다는 것이 알려지기 전까진 좌타자 상대가 나름 잘 됐다.
하지만 이젠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모든 좌타자들이 함덕주가 좌타자 몸쪽 상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게 됐다.
그러다보니 바깥쪽에만 중심을 맞혀놓고 밀어치는 공격으로 함덕주를 무너트리곤 했다.
2019시즌 함덕주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17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엔 무려 0.341로 껑충 뛰었다.
함덕주가 마무리로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선발로도 확실한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좌타자만 중간에 끼면 고전을 했기 때문이다.
구종 추가에 대한 절실함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함덕주는 이번 캠프를 통해 미완성이던 슬라이더를 완성하는 것을 중요한 포인트로 삼고 있다. 자신이 던지던 슬라이더에 대해선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슬라이더에 장기를 갖고 있는 선수들에게 물어보며 새로 가다듬는다는 계획이다.
선생님은 수 없이 널려 있다. 한국 프로야구 투수 중에 슬라이더를 잘 못 던지는 투수는 거의 없다. 대부분 투수들이 함덕주의 슬라이더 선생님이 될 수 있다.
함덕주는 슬라이더를 추가해 궁극적으로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차는 것이 목표다.
함덕주는 "일단 선발을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겨울 동안 많은 노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