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오른쪽 팔꿈치 인대 파열로 은퇴 위기에 몰렸던 '손수건 왕자' 사이토 유키(32.닛폰햄)가 기적적으로 부활의 스탭을 밟고 있다.
사이토는 1일 닛폰햄 2군 캠프지인 오키나와 고쿠토에서 부상 후 처음으로 불펜에서의 캐치볼을 재개했다.
하라다 2군 감독, 기다 2군 종합 겸 투수 코치, 트레이너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포수를 세운 채 무려 200구를 던졌다.
↑ 사이토가 재활 등판서 포수를 세운 채 200개를 던졌다. 사진=MK스포츠 DB |
포수를 앉힌 채 던지는 정식 불펜 투구는 아니었지만 미트에 힘 있게 공이 빨려들어갔다고 현장 취재진은 전했다.
논스톱이었다. 템포는 10초에 1구. 랩소드로 데이터, 소형카메라로 영상을 기록하면서 리듬있게 100구를 던졌다. 조금 휴식 후 이마의 땀을 닦은 후, 다시 57구. 2번째의 휴식을 사이에 두고, 43구를 추가해 200구에 도달했다.
기다 투수 코치는 사이토가 1월의 자주 트레이닝 기간부터 캐치 볼을 재개한 것을 밝혔다. 기다 투수 코치는 "나도 던지는 걸 보는 건 오랜만이다. 투구수를 채우는 것 만으로도 재활훈련이 된다. 이 상태를 당분간 계속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닛폰햄 구단은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이번 시즌 1군 등판이 없었던 사이토가 지난 10월에 받은 병원 진단 결과가 인대 파열 중상이었다고 발표했다.
수술 후 최소 1년이 걸리는 수술 대신 재활 훈련 보존 요법으로 복귀에 나선 사이토였다. "더 이상 구단에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재활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토는 “지금까지 팬분들께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어떻게든 복귀하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다.
올 시즌이 10년차 시즌이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사이토에게 대단히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프로 입단 후에 처음으로 1군 등판이 없었다. 스프링캠프부터 오른쪽 팔꿈치에 이상증상을 느끼고 있었지만, 뭔가 어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인 탓에 필사적으로 훈련에 매달렸다.
훈련 강도를 낮추지 않고 조정을 했지만 10월 16일의 이스턴리그 요미우리전의 등판 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비명을 지르며 “전혀 오른쪽 팔꿈치가 움직이지 않게 됐다”라고 했다.
이틀 뒤 병원에서 받은 진단 결과는 안쪽 부인사대 파열. 아무리 심해도 부분 파열로 예상했던 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사이토는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지만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이다. 인대재건수술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보존요법은 잘 되지 않으면 1년을 허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서른을 넘긴 나이, 보여준 것은 없고 몸까지 성치 않다. 재활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릴 수 있었다.
사이토는 고시엔 대회 당시 고운 외모와 투지, 실력을 모두 갖춘 슈퍼 스타였다. 많은 땀을 닦기 위해 쓰던 손수건이 화제가 되며 ‘손수건 왕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프로는 냉정했다. 데뷔 첫 해였던 2011년 6승을 거둔 것이 최다승이었다. 이후 부상과 부진이 거듭되며 전성기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재기를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그러나 팔꿈치 인대 파열이라는 큰 장애물 앞에서 부활의 첫 걸음을 뗐다. 아직 정식 투구는 아니지만 재활 투구서 20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는 건 분명 의미가 있었다.
과연 사이토가 악재를 넘어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