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이제 갈 사람은 갔다. KIA타이거즈는 이제 새로운 토종 에이스를 찾아야 한다.
KIA는 지난 30일 양현종(33)과 FA(프리에이전트) 협상 종료를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최우선 한 에이스와의 마지막 협상 자리였다. 이미 데드라인을 지난 20일에서 30일로 열흘 늦춘 상황이었다. 최근 메이저리그 시장 상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기에 양현종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졌다. 이에 KIA는 양현종과의 계약을 자신하는 분위기였다. 최종협상을 열흘 늦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에이스 양현종의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거액을 배팅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양현종이 현실보다는 꿈에 도전하기로 결정하면서 KIA는 당장 2021시즌 확실한 선발 투수 한명이 사라졌다. 맷 윌리엄스호의 스프링캠프도 새로운 선발 투수 찾기가 큰 화두로 떠오른 모양새다.
↑ 2021시즌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에이스 양현종과의 주먹 하이파이브를 더 이상 할 수 없다. 대신할 자원을 찾는 게 과제다. 사진=MK스포츠 DB |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등에서도 양현종은 국가대표 에이스의 면모를 보였다. 국제무대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확실한 선발 카드 노릇을 했다.
KIA는 윌리엄스 감독이 부임한 2020시즌에 애런 브룩스(31)라는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를 영입했다. 비록 양현종이 2020시즌 부진하긴 했지만, 11승을 거뒀기에 둘이 함께 선발의 한 축을 맡아준다면 KIA의 상위권 성적은 보장되는 분위기였다. 여기에 올 겨울 새로 한국을 밟는 외국인 선수 중 이름값면에서 가장 높은 다니엘 멩덴까지 영입하면서 선발진은 두터워졌다.
그러나 양현종이 팀을 떠나면서 KIA는 새로운 선발 자원, 특히 토종 선발 중 에이스 노릇을 해줘야 할 선수까지 발굴해야 한다. 일단 지난 시즌 선발로테이션을 지킨 임기영(28) 이민우(28)가 한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남은 빈자리는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현식(26)과 김현수(21) 등이 후보다. 좌완 중에서는 군에서 제대하고 복귀한 김유신(22), 신인 이의리(19)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좌완인 양현종의 이탈로 선발진에도 좌완 투수가 보강되는 게 균형상 이상적인 그림이지만, 일단 선발의 중심을 맡아줄 토종 에이스 발굴도 시급하다. 임기영이 그나마 안정적인 선발 카드다. 임기영은 지난 시즌 선발로만 25경기에 출전, 9승을 올렸다. 아쉽게 첫 두 자리 승수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개인 통산 최다이닝(127⅔이닝), 평균자책점 5.15를 기록했다. 나름 커리어하이 시즌이라고 불릴만한 시즌을 치렀다. 이제 자신의 첫 두자릿수 승리를 노리는 임기영은 양현종만큼은 힘들어도 국내 투수진들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이민우도 선발투수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된 모양새다. 2020시즌 6승 10패 평균자책점 6.79의 성적을 거둔 이민우는 이닝이 더해지면서 실점이 늘어나는 체력적인 부분을
토종 선발 자원들이 경험을 쌓아 에이스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KIA의 2021시즌이다.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받칠 에이스의 등장을 바랄 수밖에 없다. 양현종의 빈자리가 예상보다 클 수 있는 KIA다. KIA의 2021시즌에 커다란 퍼즐 하나가 생겼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