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롯데 4번타자 이대호(39)가 아직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고 있다.
두 달이 넘은 롯데측과 이대호측의 협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겉으로는 양측 다 아직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 롯데측은 "이대호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며 계약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이대호는 최근 한 인터뷰서 계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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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의 연봉 협상이 복잡한 방정식으로 잘 풀리지 않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대호의 계약은 단순히 한 선수의 연봉 계약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얼마를 주고 받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 속에는 상징성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가 얽혀 있다.
우선 팀을 상징하는 선수에 대한 예우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걸려 있다.
이대호의 별명은 '조선의 4번 타자'다. 롯데 자이언츠의 중심이기도 하지만 한국 야구의 중심에 서 있던 선수였다. 국가대표로서 많은 경기에 출장해 큰 업적을 남겼다.
"이승엽 이후 은퇴 투어를 할 수 있는 선수라면 이대호가 첫 후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한 여전히 롯데에서 가장 인기가 있고 영향력이 큰 선수다. 이대호는 롯데고 롯데는 곧 이대호다.
과연 이런 부분을 금액적으로는 어떻게 산출해야 하는지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 당연히 롯데도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상징성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까지 부담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상태다. 이대호 계약은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이전의 이승엽과 박용택 케이스가 있었지만 이대호와는 상황이 또 조금 다르다.
두 번째는 클래식 스탯과 세이버 스탯의 논란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타율 0.292 20홈런 110타점을 올렸다. 이대호는 주로 타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전히 100타점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타자라는 것이다.
이 타점으로 4번 타자 몫을 충실히 해냈다는 입장이다.
이대호는 최근 이영미TV의 ‘이영미 셀픽쇼’에 출연해 “WAR은 솔직히 수비를 많이 하면 더 많이 올라가고, OPS는 출루율이라든지 장타율은 2루타 많이 치면 올라가기 때문에 그렇게 연봉을 줄 것 같으면 그게 높은 사람들한테 다 주는게 맞다. 내가 장타율을 생각하면 삼진을 먹더라도 홈런 스윙을 계속 해야 되는 거고. 스리볼에서 포볼 나올 수 있으면 나가야 된다. 기록만 가지고 야구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 구단은 세이버 매트릭스 스탯에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전광판의 성적도 OPS(출루율+장타율)로 바꿨을 정도다.
이대호의 지난 해 OPS는 0.806으로 평범했고 스탯티즈 기준으로 WAR은 1.01에 불과했다. 세이버 스탯으로 본 이대호는 4번 타자로서 모자란 성적을 낸 셈이다. 미래에 대한 기대 가치도 떨어진다 할 수 있다.
이처럼 이대호의 연봉 협상은 복잡한 셈법이 작용을 하고 있다. 단순한
과연 이대호의 연봉 협상은 어떤 결과를 만들게 될 것인가. 복잡 다단한 어려운 방정식을 풀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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