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두산은 지난 스토브리그서 FA 2루수 최주환과 1루수 오재일을 잃었다.
최주환의 자리는 오재원이라는 대체자가 있다. 공격에선 떨어지지만 수비에선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루엔 마땅한 대체 선수가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고민 끝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1루수 후보로 삼았다. 김민혁 등 신예들도 있지만 일단 페르난데스에게 1루를 맡긴다는 계획이다.
↑ 페르난데스가 새로운 시즌, 두산의 1루를 맡게 된다.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은 "1루는 페르난데스가 맡는다. 공격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그 선택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김민혁을 포함해 다른 내야 요원들이 뒤를 받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쿠바 국가대표 2루수 출신이다.
하지만 KBO리그서는 그가 수비하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두산 한 코치는 "페르난데스는 양 사이드로 움직이는 폭이 너무 좁다. 수비가 중요한 우리 팀에서 2루를 맡기기에는 부담이 있었다. 캐칭 능력도 좋은 편은 아니다. 어려운 공을 처리하는데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2루수로서 쓸 수 없었다. 공격은 100점이지만 수비는 60점"이라고 밝혔다.
두산 한 관계자도 "페르난데스가 많은 안타를 때려내는데 큰 재능을 보였지만 스토브리그서 일본 구단 들의 러브콜을 받지 못한 것은 수비 때문이었다. 수비가 애매하다보니 페르난데스의 가치가 그리 높게 평가받짐 못했다. 지명 타자로는 솔직히 홈런 숫자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 덕에 매년 재계약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우리 팀에 딱 맞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 페르난데스의 수비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1루수로서 페르난데스가 나서줘야 큰 밑그림이 완성되게 된다.
1루 수비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다. 움직임이 클 필요도 없고 던져 주는 공을 잘 받아주기만 하면 되는 것 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들어 1루 수비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강한 좌타자들이 많은 KBO리그에서 1루는 3루 못지 않은 핫 코너로 떠오르고 있다.
빠른 타구도 많이 나오고 양 옆으로 빠져나가는 공도 많아졌다. 투수, 포수와 사인 플레이를 비롯한 호흡도 중요하고 어디까지 책임져야 2루수와 겹치지 않는지도 재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오재일이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공격력도 있지만 국내 최고 수준의 1루 수비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최강의 1루수가 빠진 자리를 수비 능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페르난데스가 막아야 한다. 어느 정도는 세금이라 생각하고 포기를 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 횟수
국내 최정상의 1루 수비를 지니고 있던 팀이 수비에 약점이 있는 선수에게 그 자리를 맡기게 된 상황이다. 페르난데스는 얼마나 그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까.
페르넨데스의 공격력 못지 않게 미트를 낀 모습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다가 오고 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