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두산은 지난해 이승진(26)의 급성장으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SK서 이적한 뒤 2군에서 구속이 10km나 늘어나며 불펜의 필승 카드로 자리잡았다.
두산은 올 시즌 알칸타라-플렉센으로 이어졌던 외국인 원.투 펀치가 모두 무너졌다. 완전히 새판을 짜야 한다.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2, 제3의 이승진이 나와줘야 한다. 그렇다면 후보는 누가 있을까. 최세창(20)과 문대원(23)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두산 영건 최세창(위)과 문대원(아래).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최세창은 지난해 2차 2라운드 29순위로 입단한 2년차 투수다.
지난해 1군 무대에선 3경기에 출장해 3이닝을 던지며 1실점,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서는 1승1패4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했다. 기록상 아주 빼어나진 않았지만 구위에서 인정을 받았다.
문대원은 2017년 2차 4라운드로 입단한 선수다.
그러나 그동안 제대로 운동을 하지 못했다. 갑상선암 투병을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조금씩 기회를 잡고 있다.
1군 무대에선 4경기 5.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9.53을 기록했다.
퓨처스리그서는 1승1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투병 생활이 길어 체력적으로 다소 약점을 보여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 던지는 체력이 많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둘의 장점은 일단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고 구속이 140km대 후반까지 찍힌다. 150km가 나온 적도 있다.
더 중요한 건 체감 구속이다. 타자가 느끼는 구속은 더 빠르게 느껴진다. 구속 그 이상의 위력을 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두산 2군 투수코치들은 다수가 익명을 원했다. 다른 선수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투수 코치 A는 "트랙킹 데이터로 봤을 때 두 선수 모두 실제 구속 보다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속이 빠르다는 결과가 나왔다. 투수들 입장에선 대단히 중요한 장점"이라며 "흔히 하는 말로 볼이 살아 들어간다고 한다. 공이 가다 포수 앞에서 쭉 뻗어나가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체감 구속이 더 빠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높게 평가했다.
투수 코치 B는 두 선수의 결정구에 주목했다. B 코치는 "최세창과 문대원은 각각 확실한 주무기가 있다. 구종 가치가 좋다. 최세창은 슬라이더가 빠르고 각 크게 꺾이는 것이 장점이다. 피칭 터널도 좋아서 패스트볼과 끝까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문대원은 커브가 좋다. 커브가 125km까지 나온다. 커브 치고는 빠른 구속이다. 각이 좋은데다 스피드까지 지니고 있어 타자들이 쉽게 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 성장형 투수들이기 때문에 단점도 있다. 커맨드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번 겨울 동안 이 커맨드를 어떻게 갈고 닦는지가 매우 중요한 대목이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스프링캠프서 최소 8명의 선발 후보를 테스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원준 김민규 함덕주 외에도 2군에서 새 얼굴들이 좀 더 올라와줘야 한다.
최세창과 문대원은 그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투.타 모두에서 시험대에 들었다. 과연 최세창과 문대원이 그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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