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진출한 한국여자골퍼 중에 생애 상금 600만달러 이상을 번 선수는 모두 12명이다. 대부분 주말골퍼들이 어릴 적 봤을 미국 드라마(600만달러의 사나이)의 인조인간 주인공을 만들 수 있는 거액의 돈 '600만달러'는 한국여자골퍼 성공의 잣대가 되는 액수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LPGA 역사에서 49명만 넘었던 '600만달러의 우먼'에 한국 선수의 비율이 24%나 되는 것은 K골프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증명한다. LPGA 투어에 큰 족적을 남긴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600만달러를 넘었다.
은퇴한 선수들을 보면 한국여자골프의 선각자 박세리(1258만달러)를 비롯해 김미현(862만달러), 한희원(706만달러),장정(665만달러)이 600만달러 이상 획득했다. 현역 중에는 박인비가 1673만달러(전체 4위)로 가장 많은 생애 상금을 기록 중이고 유소연(1113만달러), 최나연(1086만달러), 김세영(1008만달러)이 100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양희영(972만달러)과 김인경(966만달러)은 올해 성적에 따라 1000만달러의 우먼에 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지은희(712만달러)와 신지애(614만달러)가 LPGA 투어에서 총 600만달러 이상을 번 주인공들이다.
올해는 한국 출신 '600만달러 우먼'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들 중에는 현재 가장 뜨거운 샷을 날리고 있는 주인공 고진영(26)과 박성현(28)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꾸준함의 대명사인 최운정(31)과 박희영(34)도 생애 상금 600만달러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고진영과 박성현이 벌이는 쩐의 전쟁은 골프팬들의 관심을 끌만하다.
2018년 LPGA 신인왕 고진영은 2017년 신인왕 박성현보다 1년 늦게 미국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지난 해 생애 상금 역전이 벌어졌다.
4개 대회만에 상금 166만 7925달러를 벌어 들이며 상금왕에 오른 고진영이 생애 상금을 560만달러로 늘리면서 546만달러의 박성현을 제친 것이다. 지난 시즌 7개 대회에 출전한 박성현은 9만 6187달러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박성현은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17위로 최고 성적을 냈을 뿐 톱10에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컷오프도 두 차례나 있다. 하지만 박성현이 새로운 시즌에 절치부심 반격의 샷을 준비하고 있어 누가 먼저 600만달러 고지에 오를 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한국 선수 중 현재 600만 달러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최운정이다. 지난 해 13만 4194달러를 획득하고 생애 상금을 590만 달러로 늘린 최운정은 600만달러의 우먼까지 10만달러도 채 남지 않았다.
2009년 데뷔해 올해로 LPGA 22년차가 된 최운정은 우승은 1승 밖에 하지 못했지만 45번이나 '톱10'에 드는 견실함을 무기로 600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운정보다 1년 앞서 데뷔한 박희영도 지난 시즌까지 총 557만달러를 획득해 600만달러까지 43만달러만을 남겨 두고 있다. 지
지난 해 부진하기는 했지만 생애 상금 502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허미정(32)도 2019년 2승을 거두며 상금 103만달러를 벌어 들인 샷이 폭발하면 올해 600만달러의 우먼에 들 수도 있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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