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SK와이번스는 2020시즌 9위로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물론 혼란기 속에서도 소득이 있었다. 바로 ‘쌕쌕이’ 최지훈(24)을 발굴했다.
2020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2차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SK에 지명된 최지훈은 입단 첫해부터 외야 붙박이가 됐다.
시즌 초반 부상당한 한동민(32)을 대신해 1군에 오른 최지훈은 6월까지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여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 SK와이번스 최지훈은 2021시즌 더욱 나아진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 비룡군단의 발로서 밥상을 차리는데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사진=김영구 기자 |
2020시즌 최지훈의 성적은 타율 0.258 120안타 27타점 18도루다. 여름 에버리지를 까먹긴 했지만, 입단 첫해 신인으로서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특히 SK의 고민이었던 테이블 세터진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120안타는 구단 신인 최다안타 기록이다. 시즌 중반부터는 리드오프로 경기에 나서며 밥상을 차리는 역할에 주력했다.
2020시즌 ‘비룡의 발’이었다는 말에 최지훈은 “야구를 하기 전 달리기 대회 대표를 하긴 했지만, 스스로 ‘빠르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열심히 하니까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물론 의미가 있는 활약이었다. 특히 최근 대졸 신인들이 귀한 상황에서 최지훈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지훈은 “내가 열심히 해서 대학 선수들한테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자신감을 더 가졌으면 하는 생각에 더 이를 악물고 뛰었다”고 말했다.
구단은 2700만 원이었던 최지훈의 연봉을 8000만 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인상률(196.3%)과 인상액(5300만 원) 모두 구단 최고다. 구단 역사를 통틀어도 2014시즌 한동민(170% 인상)을 뛰어넘는 역대 야수 최고 인상률이다. 최지훈은 “부담이 안 생긴다면 거짓말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올랐다”며 “그런데 아직 월급이 안 들어와서 실감은 안난다”고 웃었다. 그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사실 야구는 정말 어렵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최지훈은 새 시즌을 위해 준비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하고 야구장을 오가는 단조로운 생활이다. 최지훈은 “무서워서 어디 밖에도 못나간다”며 “상황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내가 할 건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10kg 정도 체중을 다시 불리고 웨이트트레이닝에 주력하고 있는 최지훈이다. 최지훈은 “지난해 겪어봤으니 시행착오가 없어야 한다. 2년 차 징크스라는 말들을 하시는데,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내가 하던대로 할 생각이다”라고 다짐했다. 오는 20일에는 먼저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제주로 떠난다. 최지훈은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하는데, 미리 가서 적응을 해야 할 거 같다. 사실 인천 행복드림구장도 외야에 바람이 세다. 제주에서 훈련하는 게 나한테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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