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2021년 들어서도 집토끼 잡기에 성공했다. FA(프리에이전트) 김재호(36)와 계약하며 세 번째 내부 FA 계약을 완료했다. 이제 지난 시즌 FA 자격을 취득한 7명 중 선발의 한 축인 유희관(35)과 이용찬(31)만 남았다. 이제 꾸준히 두자릿수 승리를 거둬온 유희관의 계약에 관심이 쏠린다.
두산은 8일 김재호와 3년간 총 25억 원에 FA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2004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호는 2016년 12월 첫 FA 자격을 얻은 뒤 4년간 50억 원에 두산과 계약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매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있는 두산은 2020시즌이 끝난 뒤 7명이 FA자격을 취득했다. 최근 모기업 사정도 어려워, 전력을 지키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았다.
![]() |
↑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8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둔 유희관. 사진=MK스포츠 DB |
이제 두산에서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 중에 미계약으로 남은 이들은 둘이다. 유희관과 이용찬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투수다.
특히 유희관이 2021시즌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두자릿수 승리와 통산 100승에 도전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2009년 중앙대를 졸업하고 두산(2차 6라운드 42순위)에 입단한 유희관은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해 A등급으로 분류됐다.
유희관의 장점은 뚜렷하다. 1군 풀타임 첫 해였던 2013년 10승을 찍은 이래 2020년에도 10승으로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내구성과 자기관리의 결과라는 시선이 많다. 유희관은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로 대변할 수 있을 정도로 속구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정교한 제구와 타자와의 수싸움으로 두산 선발 한축을 지켜왔다.
하지만 3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FA A등급이라는 점이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분석도 많다. 나이 때문에 4년 이상의 계약은 쉽지 않다. 더구나 10승을 거두긴 했지만,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2020시즌에도 평균자책점은 5.02에 그쳤고,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869로 높았다. 무엇보다 가을야구에서는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kt위즈와 플레이오프 4차잔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1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NC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에서는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한 것도 유희관의 계약 소식이 늦어지는 이유로 꼽는 의견이 있다. 아무래도 투수한테 유리하고, 또 두산 수비진이 리그 최강이기에 수비 덕을 본 경우도 많다. 수비력이
유희관의 경우 두산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야구계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물론 계약조건에 따라 협상의 속도, 협상의 성사가 달려있다. 분명한 건 두산 구단의 여유가 더 생겼다는 사실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