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형·신익희·조병옥·이기붕·노태우 등 정계 거물 많아
일제하에선 장두현 최린 등 독립운동가 주류
유억겸, 김운용은 세 번씩 역임
최장수 윤치호 9년, 최단명 이철승 3개월
[MK스포츠] 몽양 여운형, 해공 신익희, 유석 조병옥, 만송 이기붕, 소석 이철승에 대한민국 13대 대통령 노태우까지. 이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계의 거물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는 대한체육회 회장을 역임한 것이다.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1월 18일)를 보름 앞두고 역대 회장의 면면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유준상(79·4선 국회의원) 이기흥(66·대한체육회장) 강신욱(66·단국대 교수) 이종걸(64·5선 국회의원)이 출마, 4파전이 한창이다.
1920년 ‘건민과 신민, 그리고 저항’을 내세우며 극일의 구심체로 출범했던 조선체육회는 자연스럽게 언론인, 전문학교 교수 등 독립운동가들이 회장을 맡았다. 하지만 1945년 광복과 함께 문패를 대한체육회로 바꿔 단 뒤에는 정계의 거물들이 회장의 중책을 수행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다음에는 임명제에서 4년마다 선거를 통해 회장을 뽑는 민주적 방식으로 회장 선출 시스템이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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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를 풍미했던 정계 거물들인 여운형 신익희 조병옥(1째줄 왼쪽부터) 이기붕 이철승 노태우(2째줄 왼쪽부터)는 대한체육회장을 역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
초대회장 장두현… 3대회장엔 ‘33인’이었던 최린
조선체육회 초대회장은 동아일보 이사와 감사를 역임한 장두현으로 재임기간은 만 1년이었으며 2대 회장은 보성전문 교장 고원훈, 3대 회장은 메이지대 법과 출신으로 3.1 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 중 하나였던 최린이 맡았다. 이후 일제에 의해 1938년 조선체육회가 강제해산될 때까지 박창하 이동식 김규면 신흥우 유억겸 윤치호 등이 체육회를 이끌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야구선수 출신으로 조선축구협회, 씨름협회 회장을 지냈던 정계의 거물 여운형이 제11대 회장을 맡았고 신익희는 1948년 제헌국회 부의장 시절 제14대 회장에 취임했다. 조병옥은 1951년 내무부 장관에서 물러나 제16대 회장에 임명됐고 1952년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이기붕에게 회장 배턴을 넘겼다.
이기붕 회장, 한국인 최초로 IOC 위원 선임
제17대 회장이었던 이기붕은 뛰어난 영어 솜씨 덕분에 1955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 피선됐고, 1960년 4월 일가족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까지 8년 가까이 체육회장 겸 IOC 위원으로 활동했다. 1960년 7월 민주당 장면 정권이 들어서면서 민주화 바람이 불어 체육회장도 종전 임명제에서 선거제로 바뀌었다. 1961년 1월 제18대 회장 선거에서는 역도선수 출신으로 제5대 민의원이었던 이철승이 최초의 민선 회장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당시 39세로 3선 의원이었던 이철승은 5.16쿠데타로 3개월 18일 만에 물러났다. 역대 최단명 회장이었다.
‘5공 실세’ 노태우, 28대 회장 취임
이후 정계 출신 체육회장은 5선 국회의원 민관식(1964~1971년 22대 회장))과 3선 국회의원 김택수(1971~1979년 24대 회장)가 있으나 1984년 10월, 훗날 대통령에 당선된 ‘5공 실세’ 노태우가 제28대 회장에 취임, 대한체육회의 위상에 무게감을 더했다. 노태우는 육사 생도 시절 육상 및 럭비선수로 활약했다. 이어 제29대 회장은 1985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육사 후배이자 핸드볼 선수 출신인 김종하가 맡았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6.29 선언) 여파로 대한체육회도 1989년부터는 하계올림픽이 열린 다음 해에 경선을 통해 회장을 뽑았는데 럭비선수 출신 ‘미스터 아마추어’김종렬이 제30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이후 4년마다 치러진 체육회장 선거에서 김운용(3선) 이연택(재선) 김정길 박용성 김정행이 차례로 회장직을 승계했다. 다만 2016년 3월 문체부가 대한체육회(회장 김정행)와 생활체육회(회장 강영중)를 통합시키면서 7개월간 김정행과 강영중이 통합체육회의 공동 회장을 맡는 기형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그해 10월 대한수영연맹 회장 출신인 이기흥 대한체육회 수석부회장이 초대 통합체육회 회장에 피선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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