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21시즌 KIA타이거즈는 도약해야만 한다. 외국인 선수, 내부 FA(프리에이전트) 재계약 등 기본적인 전력 유지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남은 퍼즐이 많다. 특히 2019시즌 가능성을 보였다가 2020시즌 추락한 유격수 박찬호(26)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KIA는 2020년 해가 지기 전에 굵직한 현안을 마무리했다. 에이스 애런 브룩스(30), 중심타자로 거듭난 프레스턴 터커(30)와의 재계약에 성공했고, 2020시즌 타율왕에 오른 내부 FA 최형우(38)의 잔류에도 성공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은 다니엘 멩덴(28)과의 계약에도 성공했다. 이제 FA 자격을 얻어 해외 진출에 도전하는 에이스 양현종(33)의 거취에 따라 선발진 구성의 변화 정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KIA타이거즈 박찬호가 2021시즌을 반등의 한 해로 만들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박찬호는 2019시즌 중도에 은퇴한 이범호(40·현 퓨처스 총괄코치)의 뒤를 이어 3루수로 자리잡았다. 133경기에서 타율 0.260 2홈런 49타점 6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617을 기록하며 KIA 내야진의 핵으로 떠올랐다. 39도루로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2020시즌은 부침이 시작했다.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3 3홈런 36타점 OPS 0.551을 기록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53명의 타자 중 타율 및 OPS가 53위로 최하위다. 윌리엄스 감독은 발이 빠르고 주루 센스가 뛰어난 박찬호를 테이블세터로 기용했지만, 결국 하위타선으로 이동해야 했다.
도루도 올해는 15개로 절반 이하로 하락했는데. 도루 시도 자체가 23개뿐이었다. 출루율도 0.276로 리그 최하위권에 그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특히 유격수로서서 1165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책이 15개로 많았다. 물론 최다 실책을 기록한 kt위즈 심우준(26·21개)에 비하면 낫다고 할 수 있고, 어려운 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평범한 상황에서 어이없는 실책을 기록하는 장면도 자주 연출했다. KIA팬들도 박찬호에 대한 시선이 싸늘해졌다.
다만 윌리엄스 감독은 박찬호에 ‘무한 신뢰’를 보냈다. 전경기에서 3경기 빠지는 141경기를 유격수로 나선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2021시즌에는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수도 있다.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로 합류했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류지혁(27)의 몸상태가 건강하다면, 유격수 수비가 가능한 자원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유격수 포지션은 경쟁 체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도 무작정 기회를 부여하는 지도자가 아니다. 3루수로 기회를 줬던 장영석과 황윤호
박찬호로서는 2019시즌과 같은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 특히 수비에서 안정감을 심어줘야 한다. 방망이도 더 뜨겁게 할 필요가 있다. 2021시즌에도 KIA의 주전 유격수로 출전할 수 있을지는 박찬호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