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김하성(26)이 샌디에이고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김하성을 맡고 있는 에이스펙코퍼레이션은 1일 "샌디에이고와 4+1년 총액 390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4+1년으로, 4년 2800만 달러를 보장받고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고 3200만 달러를 받는다. 5년째는 구단 선수 상호 옵션이며, 이를 실행하면 최고 5년 3900만 달러 계약이 된다.
여기에 다양한 세부 옵션이 붙는다. 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다. 김하성은 3년차가 되는 2023년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갖게 된다. 김하성을 마이너리그로 내리고 싶어도 내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은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 사진=MK스포츠 DB |
양현종은 이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 보장은 안되더라도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꼭 있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김하성도 첫 해부터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받지 못했다. 2년의 유예 기간을 둔 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손에 쥐게 된다.
김하성은 만 스물여섯 살의 선수다. 김하성이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것은 샌디에이고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구단들 입장에선 큰 메리트였다.
그런 김하성에게도 첫 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주지는 않았다. 만에 하나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마이너리그서 가다듬을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에게는 약점이 될 수 잇는 대목이다. 양현종은 올 해로 서른 세 살의 베테랑이다. 더 이상 기량이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첫 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마이너리그로 간다고 해서 기량이 향상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입장에서 보면 양현종도 신인일 뿐이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쉽게 내줄 리 없다.
올 시즌에도 마이너리그가 정상적으로 열리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미국에선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고 하지만 속도가 생각보다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양현종에게는 최소안의 보호 장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하성의 계약에 비춰 봤을 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첫 해부터 얻는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첫 번째 조건부터 매우 힘겨운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하성은 포스팅을 전.후로 해서 대단한 관심을 끌었던 선수다. 특급은 아니었지만 당장 전력에서 활용이 가능한 내야수로 주목 받았다. 그런 김하성도 첫 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얻지는 못했다.
반면 양현종은 이렇다 할 현지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급 선수들의 거취가 정해진 뒤에나 협상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과연 양현종은 자신이 워하는바를 쟁취할 수 있을까. 현 시점에선 쉬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