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박찬형 기자
경륜은 경정, 경마와 달리 상대 선수를 활용하는 ‘마크’라는 전법이 있다. 경정과 경마는 횡렬로 진행되는 반면 경륜은 종렬로 진행되는데 마크는 전개의 중심 선수를 타깃으로 하는 전략을 말한다. (물론 결승 주로에서는 횡렬도 나타난다) 시원하게 경주를 주도하는 선행과 젖히기가 팬들에게 호쾌함을 준다면 상대의 뒤에서 막판 역전을 노리는 마크 후 추입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지구력과 힘에 의지하는 선행과 젖히기에 비해 마크는 뛰어난 조종술과 순발력을 요구한다. 나이가 들어 기량이 떨어지면 선행과 젖히기를 선호하는 선수들조차도 자연스럽게 마크 전법으로 변화를 주는 것 아니냐며 마크 전법을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마크 운영이 익숙하지 않은 축 선수들이 선행 선수의 뒤를 지켜내지 못하며 번번이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마크라는 전법은 전략의 다양성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경륜에 꼭 필요한 전법이다.
▲ 마크 전법의 필요성
↑ 경륜 경주 도중 2번 선수가 1번 선수를 마크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기금조성총괄본부 제공 |
마크에 능한 축선수 또한 최근에는 마크에 대한 집중력과 더 발전된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일명 끌어내기라 불리는 내선마크를 하는 도전 상대들 때문이다. 낮은 인지도로 좋은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는 선수들은 앞쪽에서 내선마크를 시도하는데 예전에는 축 다음 자리를 노렸다면 최근에는 축선수를 바로 노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번 마크 다툼에서 밀리면 다음 경주에서도 반격의 여지를 줄 수 있으므로 본인의 자리를 지켜내는 것은 우승을 차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 마크 전문의 실종
선수 대부분이 마크 전법을 어느 정도 구사할 만큼 광범위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마크의 질적인 면에서는 다소 퇴보한 면도 있다. 안전한 경주를 지향하는 최근 흐름상 낙차가 유발될 수 있는 거칠고 적극적인 몸싸움을 동반하는 마크 운영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예전에는 마크 다툼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며 경륜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마지막 한바퀴’의 김동우 경륜전문가는 “한때 특선급에서는 박일호 우수급에서는 이유진으로 대표됐던 마크 전문 선수들 또한 최근의 안정적인 경주 흐름을 따라가고 있고 직접 몸싸움을 걸기보다 앞선에서 끌어내는 작전으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chanyu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