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정철우 전문위원
17일자 일본 언론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었다.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투수 사와무라 히로카즈에 관련된 뉴스였다.
사와무라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스포츠 존 보그스 대표이사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서 6개 이상의 팀이 사와무라에게 관심을 갖고 있으며 좋은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정작 흥미로운 것은 마지막 이야기였다. 보그스 대표이사는 “코로나19 여파로 구단들의 수입이 격감했고, 또 윈터미팅마저 원격으로 열리면서 대다수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 이적시장이 활성화되려면 크리스마스 휴가가 지난 내년 1월 초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 FA로 해외 진출을 선언한 양현종. 사진=천정환 기자 |
미국은 크리스마스 휴가가 길다. 연말엔 좀처럼 일을 하지 않는다. 올 시즌엔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까지 약식으로 치러져 일 처리가 더 늦어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사와무라처럼 관심을 끄는 선수도 거취가 결정 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보그스 대표이사는 말했다.
여기서 떠오른 선수가 양현종이다. 양현종에 대해선 이렇다 할 현지의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관심을 갖고 있는 구단은 있을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됐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중요한 건 KIA의 입장이다. 언제까지나 손을 놓고 양현종을 기다리고 있을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1월20일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와무라의 경우를 감안하면 그 보다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 좋은 흐름 속에 있는 사와무라도 1월 초는 돼야 가늠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거의 진행된 상황이 없는 양현종에게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1월20일을 훌쩍 넘길 수도 있다.
KIA는 내심 1월20일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날이 오면 칼같이 양현종을 끊을 수 있을까. 양현종이 좀 더 시간을 달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정말 중요한 건 내년 시즌 양현종이 베스트 컨디션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겨우내 준비가 중요한 선수다. 익스텐션과 릴리스 포인트가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때의 차이가 큰 선수다. 좋았을 때의 폼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만큼 긴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2월1일이면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 내년 캠프는 코로나 19 여파로 국내에서 치러지게 된다. 훈련 여건이 더욱 열악해질 수 밖에 없다. 준비 기간이 더욱 철저하고 강도 높게 진행돼야 한다. 양현종이 협상 등을 이유로 훈련 합류가 늦어진다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KIA가 마냥 양현종을 기다리고 있어선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 1월20일도 대단히 늦은 시기다. 양현종의 도전을 응원하는 것은 좋지만 KIA가 자선 단체가 아닌 만큼 좀 더 냉정한 결정이 필요하다. 양현종이 베스트 컨디션을 보일 수 있는 시기를 정해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협상 마지노선을 마냥 양현종의 기준에만 맞추고 있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KIA는 입장을 좀 더 분명히 해야 한다. 양현종이 충실하게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시기가 언제인지를 확실하게 정하고 그 날짜를 기준으로 양현종에게 결단을 요구해야 한다.
다시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