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20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기록의 날’이었다. 역대 최다 득표율이 18년 만에 깨졌으며 의미 있는 수상자도 나왔다.
11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0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대미를 장식한 건 양의지(NC)였다.
포수는 10명의 황금장갑 주인공 중 가장 마지막으로 호명됐다. 양의지는 유효 342표 중 340표를 획득해 개인 통산 여섯 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박세혁(두산)과 장성우(kt)가 한 표씩을 얻어 사상 최초의 만장일치는 무산됐다.
↑ 양의지는 역대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율(99.4%) 기록을 세웠다. 사진=KBO 제공 |
득표율이 무려 99.4%였다. 마해영이 2002년에 작성했던 역대 최다 득표율(99.3%) 기록을 넘어섰다.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멜 로하스 주니어(한신)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 로하스는 309표를 받아 득표율 90.4%를 기록했다.
이견이 없다. 양의지는 올해 KBO리그 최고의 선수 중 1명이었다. KBO리그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8 151안타 33홈런 124타점 86득점 장타율 0.603 출루율 0.400 OPS 1.003을 기록했다.
특히 공룡 군단의 주장으로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이에 그는 올스타전 및 한국시리즈 MVP에 이어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까지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2014년부터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은 양의지의 이름으로 도배됐다. 2017년만 강민호(삼성)가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을 차지했다.
이로써 양의지는 총 6회로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최다 수장 단독 2위가 됐다. 이만수 강민호(이상 5회)를 넘었다. 앞으로 한 번만 더 받으면, 김동수(7회)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양의지와 더불어 3년 연속 시상대에 선 이가 2명 더 있다. 키움의 김하성(유격수)과 이정후(외야수)다.
김하성은 김재박(1983~1986년) 강정호(2012~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이정후 또한 고 장효조를 비롯해 박재홍 이병규에 이어 역대 외야수 중 네 번째로 데뷔 4년차에 골든글러브 3회 수상의 진기록을 세웠다.
‘새 얼굴’도 있었다. 투수 부문 라울 알칸타라, 1루수 부문 강백호(kt), 3루수 부문 황재균(kt)는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들고 포토타임을 가졌다.
누구보다 특별한 감정을 느낀 건 ‘15년차’ 황재균이다. 2006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오랜 시간 끝에 최고의 3루수 자리에 올랐다. 3루수는 가장 경합이 치열한 포지션이었다. 황재균은 168표를 얻어 131표의 허경민(두산)을 37표 차로 제쳤다.
구단 별로는 kt가 강백호 황재균 로하스 등 3명으로 가장 많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
NC(양의지 박민우)와 키움(김하성 이정후)가 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두산은 3년 연속 외국인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첫 번째 구단이 됐다. 롯데, 삼성, SK, 한화 등 7~10위는 ‘들러리’ 신세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