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와 히어로즈 첫 영구결번을 노리던 이택근(40)의 이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키움은 8일 이택근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구단 및 관계자에 대한 품위손상징계요구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한 매체는 이택근이 KBO에 구단 및 관계자에 품위손상징계요구서를 제출했다는 보도를 했다. 이에 대해 키움 구단은 “보도된 내용은 사실이다. KBO는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단은 성실히 조사에 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베이스를 도는 이택근. 사진=MK스포츠 DB |
앞서 이택근은 구단과 내용증명을 주고받으며 이 사안에 대한 법적 분쟁을 예고했다. 구단에 따르면 이택근은 2차례에 걸쳐서 내용증명을 통해 CCTV 사찰 및 부당한 지시를 한 것에 관한 공개적인 사과 등 발신의뢰인의 실추된 명예와 정신적인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
이에 대해 키움은 “제보영상을 촬영한 분을 사찰하거나 이와 관련하여 이택근에게 지시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구단이 CCTV를 확인한 이유는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서 제보 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추측됨에 따라 보안 점검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입니다. 당시 방송보도 내용을 확인한 결과, 영상촬영이 이루어진 곳은 2군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운영2팀 사무실이 위치한 주변공간이었다”라며 “운영2팀 사무실은 지난해 1월, 선수단 여권이 들어있던 캐리어 도난사고가 발생 곳으로, 도난사고 이후 보안상 필요에 따라 구단이 자체적으로 CCTV를 설치한 곳이다. 이번 CCTV 확인은 당시 보안문제가 발생한 곳이므로, 구단은 보안점검 차원에서 CCTV 영상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구단과 선수는 양 당사자 간의 계약을 통해 이루어진 관계다. 따라서 구단이 선수에게 야구와 관련되지 않은 일을 지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이택근 선수와 같은 프랜차이즈 선수에게 지시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라며 “해당 사건이 발생한 후 6개월이 지난 후에 김치현 단장이 개인적인 궁금증 차원에서 물어본 정도이며 이후 이택근 선수에게 이와 관련된 내용은 일절 요청하거나 요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이택근과 관련해 말을 아끼던 키움 구단은 이택근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키움은 “구단은 지난해 말부터 불미스러운 사건과 연계된 이택근 선수가 다시 경기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전담트레이너를 배치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FA종료 후 1년 재계약을 통해 선수로서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김치현 단장에게 시즌 후 코치직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7월에는 지난해 36경기 출장정지 기간 동안의 KBO 규약 상 감액된 급여에 대해 지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10월에는 대리인을 통해 유학비 지원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구단은 이택근 선수의 요구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으며, 7월 면담 시에는 본인이 은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은퇴식을 치르는 부분에 대해서도 3차례에 걸쳐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본인이 거부의사를 밝힘에 따라 더 이상 협의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키움 측은 “이번 일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
이택근은 비록 트레이드로 잠시 LG트윈스 유니폼을 입긴 했지만, 키움이 언급한 대로 히어로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히어로즈 구단 최초의 영구결번감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 히어로즈와 이택근은 파국을 맞은 모양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