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청담동) 이상철 기자
이대호(38·롯데)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회장의 판공비 6000만 원에 대해 ‘과도한 금액’이라고 인정했다.
선수협 회장의 판공비 인상 및 투명성 논란이 불거지자, 이대호는 2일 서울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 3월 당시 선수협 회장 선출 과정을 공개했다.
판공비가 과도하게 인상된 데다 개인 계좌로 입금받아 사용했다는 게 ‘뜨거운 감자’였다. 개인용도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으나 투명성 지적에 이대호는 “관행이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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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는 2일 서울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의 판공비 인상 및 투명성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사진(서울 청담동)=김재현 기자 |
이대호는 “판공비 액수와 관련하여 너무 많은 금액을 지급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타에 대해 당시 이사회 결의 과정에서 좀 더 깊게 생각해야 했다. 그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사과 말씀을 드리겠다”라고 했다.
2019년 3월 22일 10개 구단 선수단 투표로 당선된 이대호 선수협 10대 회장부터 판공비 6000만 원이 지급됐다.
판공비 인상은 선거 시작 하루 전에 이사회를 통해 의결된 사항이다. 다들 기피하는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당근’을 제시한 것.
이대호는 “(내가 1억 원 인상을 의견으로 제시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다들 회장직을 맡으려고 하지 않았다. 선참으로서 여러 의견을 제시하면서 아마도 (판공비 인상과 관련한) 얘기를 나도 했을 것이다. 누가 회장을 맡더라도 좋은 대우를 받아야 선수들이 (회장직을) 좋게 볼 수 있도록 하려고 했다”라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회장으로 당선될 줄 알았다면 절대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나에게 손해 되는 일이다.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다. 훗날에는 몰라도 당시엔 회장이 되겠다는 뜻도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KBO리그 최저 연봉은 2700만 원이다. 선수협 회장의 판공비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다. 명예직이며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희생이 요구되는 자리다. 그럼에도 판공비가 너무 많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우선 이대호는 “판공비 외에 어떤 것도 받지 않았다. 법인카드도 안 받았다. 판공비를 받으면 회의 참석차 경비, 선수들과 식비, 선수협 미팅 경비 등으로 사용했다”라고 투명성 논란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에는 반드시 회장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판공비 금액이 과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한 달에 세후로 400만 원을 조금 넘게 받았는데 (직접 사용해보니까) 부족한 액수
선수협 회장의 판공비 금액은 삭감될 전망이다. 이대호는 “이사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부분이다. 정확하게 사용 내역을 공개해야 하는데 내가 그렇지 못했다. 죄송하다. 차기 회장, 실무진, 이사회 등과 의논해 투명한 선수협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rok1954@maeeh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