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20시즌 최형우(37)는 나이와 실력이 비례한다는 걸 보기 좋게 깨뜨린 타자다. 에이징 커브라는 공략하기 어려운 구종도 최형우는 쉽게 공략했다
최형우는 2020시즌 타율왕에 올랐다. 올 시즌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54 185안타 28홈런115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호랑이 군단 KIA타이거즈 4번타자로 타선의 중심을 책임졌다.
특히 팀은 가을야구 진출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시즌 막판까지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타율 0.352)과 kt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타율 0.349)와 치열하게 타율왕 경쟁을 이어가며 2016년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타이틀을 석권했다.
↑ 30일 오후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2020 KBO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가 타율상을 수상했다. 한편 2020 KBO 시상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언택트로 진행됐다. 사진=KBO 제공 |
늦게 시작한만큼 불혹에 다가서는 나이에도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고령 타율왕은 2013년 이병규(당시 LG 트윈스·39세)와 1982년 백인천(당시 MBC 청룡·39세)이 공동 1위인데, 최형우가 3위에 해당하게 됐다.
롱런의 비결은 너무 당연한 얘기였다. 11월 30일 열린 2020 KBO 시상식에 참가한 최형우는 “1군 무대에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데뷔한 게 오랫동안 활약하는 비결인 듯 싶다. 다른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면 분명히 기회가 찾아올 거란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다시 올 거로 생각 못 했다. 마지막까지 타율왕 경쟁을 재밌게 이어갔다. 타율왕을 받으니 올 시즌 동안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아내와 아들,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항상 응원해주신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출근부터 퇴근 할 때까지 할 수 있다고 긴장 늦추지 말라고 잔소리해준 KIA 동생들에게도 고맙다”라고 수상의 공을 돌렸다.
특히 2016시즌을 마치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100억 원의 초대형 계약으로 KIA로 이적해 이제 두 번째 FA를 취득했다. KIA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인 최형우를 무조건 잡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