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김대호 기자
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끝내 야구인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프로야구 감독까지 한 사람이 자신의 안위만 좇는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본 칼럼에선 감독이란 호칭을 빼겠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월권을 조사하기 위해 손혁과의 만남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손혁은 허민 의장의 무분별한 현장 간섭과 지시를 직접적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진 당사자다. 또한 허민 의장과 입을 맞춰 거짓으로 '자진 사퇴'를 발표한 의혹이 짙다. 하지만 손혁은 허민 의장에 대한 진술을 거부했다.
손혁이 입을 열지 않으면 사실상 허민 의장의 부당행위(야구규약 위반)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 손혁이 진실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대한민국 프로야구는 많은 것을 잃었다.
↑ 손혁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허민 의장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면서 한국프로야구는 많은 것을 잃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둘째, 프로야구 질서를 바로잡을 기회를 날렸다. 대부분의 감독이나 코치는 구단에 약자다. ‘자진 사퇴’로 포장된 ‘경질’의 악습을 고발하기 바랐다. 하긴 손혁 자신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전임 감독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으니 애초 바라는게 무리였을 수도 있다.
셋째, 히어로즈를 영원한 ‘이단아’로 만들었다. 히어로즈를 바로 잡았어야 했다. 횡령· 배임으로 점철된 야구단, 규약 위반을 밥 먹듯 하는 야구단, 갑질을 일삼는 야구단을 손혁 한마디로 고칠 수 있었다. 히어로즈가 건강한 야구단으로 거듭나긴 더욱 멀어졌다.
넷째, 이장석과 허민 사이의 거래를 못밝혔다. 손혁의 진술에 따라 수감 중인 이장석 전 대표와 허민 의장의 약속 내지는 거래의 단초를 찾을 수 있었다. 나아가 이장석의 불법 경영개입을
손혁은 야구인의 ‘배신자’가 됐다. 입을 닫는 대신 1년 연봉을 챙겼을 지 모르지만 다시 야구계로 돌아오긴 쉽지 않을 것 같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