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공룡군단’ NC다이노스는 창단 9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팀을 우승으로 이끈 이동욱(46) 감독과 주장 양의지(33)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NC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6차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통합 우승 달성에 성공했다. 지난 2011년 프로야구 제9구단으로 창단한 지 9년 만에 거둔 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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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20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NC가 두산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동욱(오른쪽)감독과 양의지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절묘한 수비 시프트가 빛을 발했다. 두산 김재환과 오재일이 타석에 들어설 때면 3루수 박석민이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들어갔다. 성공적이었다.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5차전에서 김재환은 시프트로 2루수 앞에 있던 박석민에게 두 차례나 잡혔다. 2루수 위치에서 잡힌 3루수 땅볼이었다.
그래도 이동욱 감독은 데이터 맹신주의자는 아니었다. 야구는 사람인 선수가 하기 때문이다.그는 “아무리 좋은 데이터를 써도 현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죽은 데이터’다. 전력분석이 만드는 데이터를 믿고 받아들인다. 정확한 근거가 나오기 때문에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며 팀을 운영해왔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선수들에게 쉽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데이터는 결국 선수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로는 무명이었던 이동욱 감독이다. 동아대 시절 1996 애틀란타올림픽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지만, 프로(롯데 자이언츠)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서른 살 무렵에 옷을 벗고, 일찌감치 지도자 생활에 나섰다. 이 감독은 “근거 있는 코칭을 하려고 노력했다. 감독되고 나서는 모든 선수를 보고 가야 하니 그 부분을 조금 더 공부했다. 리더십, 코칭 등. 도움 됐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동욱 감독은 우승 후 감정을 드러냈다. 경기 후 울컥하는 모습이 잡혔고, 기자회견 도중 진한 눈물을 쏟았다. 제일 떠오르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 이 감독은 “팀으로는 구단주님, 대표님, 단장님이다. 어머니께 제일 감사합니다”라며 눈가를 훔쳤다.
2018시즌 후 두산에서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NC로 건너온 양의지도 우승 확정을 짓는 공을 받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포수로서 4번타자로 공수의 핵 역할에 주장으로 선수단 분위기도 추스러야 했다. 3차전 두산에 패하면서 1승 2패로 몰리는 상황에서 미팅을 소집하기도 했다. 당시 미팅에 대해서 양의지는 “기억이 안난다”며 웃었다.
4년 총액 125억 원을 안긴 NC에 우승을 선물한 양의지이지만, 상대가 친정 두산이라 부담감에 휩싸였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양의지시리즈라고 부를 정도였다. 공교롭게도 4년 전에는 두산 소속으로 NC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이번 MVP도 양의지의 몫이었다. 부담감을 극복한 결과물이었다. 양의지는 “지난 시간들이 많이 생각이 났다. 힘들었던 것도 떠올라서 감정이 폭발했던 것 같다”며 자신이 눈물을 흘린 이유를 설명했다.
‘양의지시리즈’에 대한 부담감은 예상보다 컸다. 그는 “한국시리즈인데 양의지시리즈라고 해서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 이적하면서 전 소속팀과 한국시리즈에서
눈물과 환희가 함께한 현장이었다. 이동욱 감독과 양의지, 두 남자의 뜨거운 눈물이 더욱 감격스러웠던 공룡군단의 첫 우승이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