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박한이(41)가 코치로서 다시 삼성라이온즈 유니폼을 입는다. 등번호 33번을 받을지는 미정이다.
삼성은 23일 박한이 코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지도 시점과 보직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1년 6개월 만에 복귀다.
↑ 박한이는 코치로서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등번호 33번을 쓸까. 사진=MK스포츠 DB |
박한이는 2019년 5월 27일 오전 ‘숙취’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하루 전날 KBO리그 대구 키움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고 지인과 술을 마셨던 그는 한숨을 자고 운전대를 잡았다. 그러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로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그는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은퇴를 선언했다.
재능 기부, 봉사활동을 하며 자숙의 시간을 보냈던 박한이는 얼마 전에 삼성의 연락을 받았다. 코치직 제의에 그는 “하겠다”라고 즉답을 했다. 몸은 떠나있어도 마음은 야구장과 삼성에 있었다.
박한이는 “프로 입문 후 삼성에서만 뛰었다. 자숙하며 언젠가 올지 모를 구단의 제의를 기다렸다. (코치 임명 소식을 듣고) 가족도 기뻐했다. 싫은 내색을 전혀 안 했던 아내에게도 고맙다”라고 말했다.
21세기 사자 군단 역사의 산증인이었다. 박한이는 2001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에서만 활동했다. 통산 2127경기 타율 0.294 2174안타 146홈런 906타점 1211득점 149도루 1028볼넷을 기록했다.
일곱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바지했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16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쳤다. 이승엽의 뒤를 따라 영구결번과 은퇴식 등 꽃길이 예정됐으나 한순간의 실수로 다 사라졌다.
야구장에서 사죄하겠다고 했다. 박한이는 “현장을 가야 알 것 같다.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된다”면서 “삼성 팬 여러분에게 죄송한 마음이 크다. 진심 어린 사과는 공식적인 자리가 마련되면 꼭 전하겠다”라고 했다.
↑ 박한이는 코치로서 삼성 라이온즈와 인연을 이어간다.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크다는 박한이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박한이는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너무 죄송해서) 못 달 것 같다. 내가 먼저 나서서 말하기도 어렵다. 일반적으로 코치는 선수보다 낮은 등번호를 쓰지 않는다. 후배들이 자신 있다면 33번을 사용해도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박한이에게 90경기 출전 정지, 제재금 500만 원, 봉사활동 1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은퇴에도 박한이는 등록 선수로 남아있다가 2019년 11월에 보류선수 명단에 제외됐다. 출전 정지 징계는 1경기만 남았다.
조만간 선수단과 인
이어 “코치 인생은 부딪혀 봐야 한다. 결국은 내가 헤쳐나가야 한다. 그렇게 나아가면 길이 나오지 않을까. 지금은 그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다”라고 강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