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투수는 안 쓰면 된다.” 침체한 타선에 골치가 아픈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영하를 비교 대상으로 꼽았다.
외부의 시각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3안타에 그쳤다. 김재호만 안타를 몰아쳤다. 올해 포스트시즌 첫 무득점 경기였다.
다만 이영하의 향후 활용 방안에 대한 ‘강경한 발언’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영하를 전력 외로 분류하진 않았을 터다. 피로가 누적된 두산의 투수층도 얇은 편이다.
↑ 이영하는 22일 현재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 40.50(⅔이닝 4실점 3자책)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최소 2경기, 최대 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매번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연장 혈투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있는 자원을 안 쓸 이유가 없다. 우선순위가 달라지더라도.
김 감독은 4차전 종료 후 “투수들은 제 몫을 다했다”고 했다. 3실점으로 막은 건 분명 잘한 일이다. 한국시리즈 1~4차전 중에 두산의 최소 실점 경기였다.
하지만 활용 폭이 좁아졌다는 건 두산의 고민이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13명의 투수를 등록했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쓰임새가 애매해진’ 유희관뿐이다.
윤명준 함덕주 이현승 등 한 번만 나가거나 투구 이닝이 적은 투수도 많다. 3차전만 등판한 홍건희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활용 가능한 불펜 자원이 넉넉하지 않다. 박치국 이승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 두 명은 한국시리즈 전 경기에 나갔다. 부하가 걸릴 수 있다. 3차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김강률은 허벅지 상태를 봐야 한다.
이영하는 한국시리즈에서 두 차례 나가 ⅔이닝 6피안타 1볼넷 4실점 3자책을 기록했다. NC 타선을 압도하지 못했다. 탈삼진은 1개도 없다.
특히 결정구로 던진 슬라이더로 NC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지 못했다. 제구가 흔들리기도 했으나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대결한 점도 문제였다.
이영하는 위압감이 떨어진다. 한국시리즈만의 문제는 아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깔끔한 투구가 아니었다. 신뢰도가 점점 떨어졌다. 단, 불펜보다 선발 경험이 더 많은 투수다. 이를 고려해야 한다. 반전할 여지는 있다. 장점은 분명
난공불락이었던 플렉센 알칸타라도 결승선을 앞두고 힘이 떨어지고 있다. 두산의 4차전 패배는 투수 교체 실패였다. ‘타이밍’이 안 좋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바꿔야 했다. 그렇다면 이영하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굳이 카드 한 장을 버릴 이유는 없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