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21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의 안타는 단 3개였다. 김태형 감독은 롤러코스터가 심한 타선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단, 김재호는 예외다. 적장도 두려워할 정도다.
두산은 NC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0-3으로 졌다. 올해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소 득점 경기도 12일 kt와 플레이오프 3차전으로 오재원과 김재환의 홈런 두 방이 터졌다.
그만큼 매우 답답했다. 두산은 안타 3개와 볼넷 3개만 기록했다. 공격의 연결 흐름은 번번이 끊겼다. 한 이닝에 주자가 2명이 나간 것도 5회말이 유일했다. 김 감독은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다고 해도 활로를 뚫을 방책이 없었다.
↑ 김재호는 21일 현재 한국시리즈 타율 0.583을 기록하고 있다. 두산과 NC 타자 중에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이영하의 조기 투입이 패착이었다. 이영하는 6회초 2사 2루에서 연이어 적시타를 맞으며 무너졌다. 야수 실책과 투수의 폭투는 덤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패인을 타자에게 돌렸다. 안타 3개와 볼넷 3개로 승리를 바라는 건 무리였다. 루친스키에게 2⅔이닝을 맡길 정도로 총력전을 펼친 NC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건 1명에 의해 안타 3개를 쳤다. 6번타자 김재호가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한국시리즈 2·3차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데일리 MVP를 수상했던 김재호다.
그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김재호의 올해 한국시리즈 타율은 0.583으로 6할에 육박한다. 팀 내 2위인 정수빈(0.333)과도 격차가 크다.
적어도 김 감독이 김재호를 걱정할 일은 없다. 그는 “김재호가 집중력이 좋을 때는 국가대표가 따로 없다. 야구를 알고 뛰는 선수다. 경기 당일 컨디션을 떠나 알아서 다 찾아서 한다. 기복이 없다”라며 흐뭇해했다.
NC가 4차전 승리로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맞췄으나 김재호 봉쇄에 실패했다는 건 고민거리다.
이동욱 NC 감독은 “김재호의 타격감이 너무 좋다. 노려서 치는 게 뛰어난 데다
한국시리즈 MVP를 넘볼 만한 퍼포먼스다. 두산과 NC의 우승 도전도 결국은 김재호를 어떻게 활용할지 혹은 봉쇄할지에 달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