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2700만 원 2년차 투수(NC 송명기)와 2900만 원 3년차 투수(두산 김민규)에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건 욕심일지 모른다. 하지만 두 젊은 투수는 그만한 기량을 갖췄다.
21일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은 의외의 투수전이었다. 초반부터 타격전이 펼쳐지면서 선발투수 2명이 3회도 못 버텼던 3차전과는 사뭇 달랐다.
4번째 선발투수 카드였으나 송명기와 김민규는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5회말까지 스코어보드에는 0만 새겨졌다. 기대 이상의 호투였다. 송명기는 5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김민규는 5⅓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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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김민규는 21일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2019년 신인 2차 1라운드 7순위로 지명된 송명기는 두 번째 시즌에서 꽃을 피웠다. 9승 평균자책점 3.70을 올렸다. 특히 10월 5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2.77로 호투해 NC의 정규시즌 우승에 이바지했다.
이동욱 감독은 송명기에 대해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정규시즌 후반기에도 계속 던졌다. 그때 보여준 모습만 보인다면 좋은 투구를 펼칠 수 있다. 타순이 두 바퀴 돌 때까지 잘 막아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명기는 딱 19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그리고 5회말까지 마운드를 홀로 지켰다. 김재호(안타 2개)와 조수행(볼넷 2개)을 상대로 고전했을 뿐, 다른 두산 타자를 꽁꽁 묶었다.
위기는 딱 한 번이었다. 5회말에 선두타자 김재호에게 2루타를 맞았다. 좌익수 이명기의 수비 미스 플레이가 뼈아팠다. 조수행을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허경민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김민규는 KBO리그에서 선발 등판 경험이 많지 않다. 네 차례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두 번의 5이닝 이상 투구를 펼쳤다. 포스트시즌에선 ‘강심장’이었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호투를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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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송명기는 21일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조기 강판은 없었다. 김민규는 NC 타자와 빠른 승부를 펼치며 아웃 카운트를 늘려갔다. 4·5회초에는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고도 공 10개씩만 던졌다.
위기관리 능력도 뛰어났다. 3회초에 알테어의 안타와 도루, 박민우의 볼넷으로 2사 1, 2루에 몰렸
다만 김민규의 무실점이 깨졌다. 6회초 1사에서 이명기를 출루시킨 뒤 이영하와 교체됐다. 2차전에서 대량 실점을 했던 이영하는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대주자 김성욱이 홈을 밟아 김민규의 실점은 0에서 1로 바뀌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