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이젠 한국야구위원회(KBO), 모든 미디어, 야구팬들이 애런 알테어(29·NC다이노스)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지켜볼 분위기다. 알테어의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에 알테어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알테어는 17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8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고, 4회말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에게 3점 홈런을 때렸다. 이날 5-3으로 승리한 NC의 결정적인 장면을 만든 알테어였다.
단기전에서 1차전 승리는 중요하다. 한국시리즈만 하더라도 지난해까지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한 경우가 75%다. 이날 결승타 포함 4안타를 때린 나성범(31)을 제치고 알테어는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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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NC가 5-3으로 승리했다. NC 알테어는 경기 후 데일리 MVP로 선정됐으나 마스크 쓰기를 거부해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사진=천정환 기자 |
프로야구 축제 중의 축제인 한국시리즈 첫 날부터 시상식과 인터뷰가 파행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KBO관계자는 물론, 알테어의 소속팀인 NC 관계자들도 진땀을 뺐다.
마스크 착용이 중요한 시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뒤늦게 개막한 프로야구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KBO는 포스트시즌에 더욱 강화된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만들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 외 지역에서는 상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시상식과 인터뷰 모두 마스크 착용 후 진행해야 하는데, 알테어는 이를 거부했다. KBO 관계자는 “알테어가 마스크를 쓰고 말을 하면 호흡이 어렵다고 한다. 정부 방침상 마스크는 필수였다. 재차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으나, 본인이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였다. 인터뷰야 그렇다 쳐도,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상식도 불참에 현장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더욱이 알테어는 시즌 중반까지는 마스크를 잘 하고 인터뷰에 응했던 이다. NC관계자도 “시즌 중반 이후 마스크 착용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다만 이동할 때와 같은 평상시엔 잘 쓰고 다닌다”라며 “인터뷰를 하기 싫어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은 건 아니고, 마스크를 쓰면 호흡이 좀 어렵다고 해서 마스크 없이 하려고 했는데, 지침상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알테어는 이날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종종 잡혔다. 경기 전 행사 때도 맨 얼굴이었다. 이동욱 감독 이하 모든 선수단이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만, 알테어만 독불장군이었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던 지난달 24일에도 알테어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김택진 구단주가 마스크를 쓰고, 선수들을 축하할 때도 홀로 NO 마스크였다.
이제 알테어를 지켜보는 눈이 늘어날 것이다. KBO 예방 수칙을 지키는지 안지키는지, 더그아웃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지, 안 쓰고 있는지, 모든 미디어는 물론, 야구팬들과 KBO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물론 예방 수칙을 어겼다고 해서 바로 제재를 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더그아웃에서라도 물을 마시는 등, 마스크를 잠시 벗어야 할 때가 있다. 그래도 다른 동료들이 수칙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혼자 NO 마스크로 벤치에 앉아있는 건 너무 뻔뻔한 행동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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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던 창원 LG전서도 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더그아웃을 활보하고 있는 NC 애런 알테어. 사진=NC다이노스 유튜브 캡처 |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