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kt전만큼이나 NC전에도 강했던 김민규(21·두산)다.
13일 펼쳐졌던 두산과 kt의 플레이오프 4차전은 김민규를 위한 무대였다. 1회초 1사 2, 3루에 구원 등판한 그는 4⅔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두산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한여름 날씨처럼 뜨겁던 kt 타선은 김민규 앞에서 차갑게 식었다. 김민규는 사흘 전과 180도 달랐다.
↑ 김민규는 NC를 상대로도 잘 던졌다. 사진=김영구 기자 |
경험치를 쌓았더니 업그레이드가 됐다. 구위, 제구 등 모든 면이 뛰어났다. 배짱 있는 투구로 kt 타자를 압도했다.
준비된 1+1 카드여도 생각보다 빠른 투입이었다. 그래도 흔들림이 없었다. 김민규는 “몸을 푸는 시간이 짧았으나 (어젯밤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게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자신 있게 꺼낼 만한 이유가 있었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위력이 드러난 만큼 더는 ‘비밀 병기’도 아니다. NC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자신감이 넘친다. 여유도 있다. 김민규는 “포스트시즌 첫 경기는 너무 떨려서 다리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두 번째 경기에선 적당한 긴장감이 도움이 됐다. 컨디션은 보통이었으나 집중력이 더 좋아졌다”라고 밝혔다.
KBO리그 16경기 만에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선 2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프로 입문 후 첫 공식 수상 이력이다.
플레이오프 MVP 선정 기자단 투표에서도 최주환 이승진 이영하(이상 두산) 소형준(kt)과 더불어 1표를 획득했다. 그만큼 임팩트가 강렬했다.
‘긴 이닝’도 잘 소화하는 김민규다. 한국시리즈에서 활용 폭이 더 커질 듯하다. 두산은 플렉센 알칸타라 외에 듬직한 선발투수가 없다. 최원준 유희관은 플레이오프 2·4차전에서 불안했다.
김민규는 정규시즌 kt전에서 15이닝 15탈삼진 1실점(평균자책점 0.60)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NC전에 대한 기분 좋은 추억도 있다. 3경기 2⅓이닝 무실점으로 퍼펙트 피칭이었다. 특히 8월 2일 창원 NC전에서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 이전까지 김민규의 인생 경기였다.
7-4의 12회말 1사에서 김강률이 연속 4사구를 허용하자 김민규가 호출됐다. 그는 공 10개로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다.
김민규의 연봉은 2900만 원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오른 두산 선수 중 가장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위해선 김민규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민규는 “한국시리즈도 잘 준비하겠다. 어떤 상황에 등판하든 이 타자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전력을 다해 던지겠다”라고 다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