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이강철 kt 감독이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많이 썼던 표현은 ‘팀 kt’다. 그가 꼽은 플레이오프 MVP도 ‘팀 kt’였다.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는 달콤하지 않았다. 두산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뒀으나 플레이오프를 통과하지 못했다. 두산의 기세를 꺾지 못했으며 ‘전망대로’ 경험의 차이가 두 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로하스의 발언대로 운이 작용한 게 컸다. 그렇지만 그 운을 만드는 건 실력이었다. kt는 크고 작은 실수가 많았다. 실책이 4개였으며 병살타가 5개나 됐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폭투는 흐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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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는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괴롭히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kt는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끌고 갔을 수 있다. 하지만 부족하고 아쉬웠던 부분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패인이 없을 수 없다. 누구나 알지라도 이 감독은 눈을 감았고 입을 닫았다. 하나가 된 팀 kt를 감싸 안았다.
이 감독은 선수들의 공헌도를 강조했다. 그는 “순간적인 아쉬움이나 실망감이 들 수 있어도 잘 생각하면 다 이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잘하든 못하든) 누구를 탓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박수 받아 마땅했다. 막내 구단의 반란이었다. kt는 1년 전보다 10승을 더 거두며 모두의 예상을 깨고 2위를 차지했다. 가을야구는 ‘보너스’였다. 더할 나위 없었던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우승의 열매를 따지 못했으나 만만치 않은 kt의 힘을 과시했다. 값진 경험도 쌓았다. 이 감독도 끝까지 ‘그림자’를 감췄다. 그는 “선수들이 진짜 잘했다. 오늘은 선수들에게 칭찬만 해주고 싶다”라며 무대를 퇴장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