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마냥 기쁘고 좋을 줄 알았는데 아니다.”
LG트윈스의 제13대 사령탑이 된 류지현(49) 신임감독의 목소리는 들뜨지 않았다. 그는 LG 팬과의 약속을 강조했다.
3년 계약이 만료된 류중일 전 감독이 물러나자, LG는 후임으로 류지현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 류지현 LG트윈스 신임감독은 책임감과 사명감을 강조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상징성이 크다. LG 프랜차이즈 스타가 쌍둥이 군단의 지휘봉을 잡은 건 류지현 감독이 처음이다. 1994년 프로에 입문한 뒤 선수, 코치로서 줄곧 LG 유니폼만 입었다.
류지현 감독은 13일 “프랜차이즈 1호 감독이 돼 영광이다. 책임감이 막중하다. 이제부터 코칭스태프, 선수단, 팬과 소통하며 최고의 트윈스를 만들어가겠다”라고 출사표를 밝혔다.
LG는 5명의 감독 후보와 면담을 갖고 최종적으로 류지현 감독을 임명했다. 소통과 협업, 데이터 야구, 팀 운영에 대한 철학 등이 평가 기준이었으며, 류지현 감독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차명석 단장은 “류지현 감독은 (다른 감독 후보보다) 내부사정을 잘 아는 지도자였다. 데이터 공부를 열심히 해서 현대야구의 트렌드에 잘 맞으며 프런트와 협업까지 믿음이 간다. 감독으로서 더 뛰어난 리더십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2년까지 2년이다. 2년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류지현 감독은 “계약 기간에 큰 이견이 없었다. 의미도 크지 않다. 책임감이 훨씬 더 크다”라고 했다.
LG는 류지현 감독이 입단했던 1994년을 끝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올해도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를 놓쳐 2위에서 4위로 미끄러지더니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LG가 신임감독에게 기대하는 건 궁극적으로 우승이다. 류지현 감독은 “(구단으로부터 감독 선임 이야기를 들으면) 마냥 기쁘고 좋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팬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크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올해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 류중일 전 감독님을 잘 보좌하지 못한 것도 죄송하다”며 “구단의 방향성에 맞게 좋은 팀으로 만들어가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선수로서 경험했던 우승과 신바람 야구를 감독으로서 다시 한번 재현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힌 류지현 감독이다.
그는 “1994년에 입단한 뒤 27년간 LG 팬 여러분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 팬이 원하는 목적지(우승)에 도달하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
LG는 선수단을 잘 아는 류지현 감독의 장점을 높이 샀다. 류지현 감독도 “감독이 됐다고 내 색깔을 팀에 입히겠다는 생각은 없다. 선수들에 관한 데이터가 많다. 이를 바탕으로 내가 먼저 선수들에게 스며들려고 한다”라고 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