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연봉 2900만 원 투수의 반란이었다. 김민규(21·두산)가 개인 포스트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엄청난 투구’를 펼쳤다.
김민규는 13일 kt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두산의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4⅔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준비된’ 카드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4차전이 열릴 경우, 유희관과 김민규를 1+1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kt전 평균자책점이 0.60에 불과한 3년차 투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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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사 김민규는 13일 kt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⅔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예상외는 김민규의 등판 시기였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호출됐다. 1회초 1사 후 두산 투수가 교체됐다.
선발투수 유희관의 투구수는 22개였다. 부상이 아닌 부진 때문이었다. 유희관은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유한준에게 볼 2개를 던졌다. 유희관으로는 kt 타선을 막아내기 힘들었다. 두산은 승부수를 띄웠다.
유희관이 아닌 야수의 활약으로 1점을 막았으나 1사 2, 3루로 위기는 계속됐다. 김태형 감독이 ‘소방관’으로서 김민규를 택한 건 현명했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던 플레이오프 2차전(1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과는 달랐던 김민규다. 묵직한 공으로 kt 타자들을 압도했다. 제구도 좋았다.
1회초 1사 2, 3루에서 유한준(2루수 뜬공) 강백호(삼진)를 차례로 아웃시킨 김민규는 2회초부터 5회초까지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5회초에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유일한 피안타였다. 대타 김민혁을 범타로 잡은 뒤 심우준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병살 처리했다.
kt의 공격 시간은 매우 짧았다. kt 타자들은 허를 찌르는 김민규의 공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배트에 맞힌 공도 힘없이 날아갔다.
2018년 2차 신인 3라운드 30순위로 지명된 김민규는 지난해까지 통산 2경기 등판에 그쳤다. 올해 연봉은 290
하지만 포스트시즌 활약도는 연봉 순이 아니다. 김민규는 몸값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던 kt 타선은 김민규의 역투에 냉각됐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