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문제는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kt 타선을 막으려면 두산은 볼넷부터 줄여야 한다.
두산은 12일 플레이오프 3차전을 내주면서 시리즈를 조기에 종료하지 못했다. 힘을 더 쓰게 됐다. 창원에서 지켜보던 NC는 방긋 웃었다.
플레이오프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두산이 유리한 위치에 올라있는 건 분명하다. kt는 여전히 한 번만 더 지면 탈락이다.
↑ 두산 홍건희는 12일 kt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8회말에 구원 등판했으나 ‘포일→고의4구→볼넷→적시타’에 무너졌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여유를 부릴 정도는 아니다. ‘한 번 더 져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에 11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 두산도 4차전에서 플레이오프를 마쳐야 한다.
3차전에서 힘 한 번 쓰지 못한 두산이다. 쿠에바스가 워낙 잘 던졌다고 해도 묘책을 마련해야 한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들어 한 이닝에 다득점이 딱 한 번(1차전 8회초 2점)뿐이었다. 전체적으로 답답한 흐름이다. 타순 변화는 불가피하다. 허경민의 상태도 변수다.
그렇지만 잘 친다고 이기는 건 아니다. 우선 잘 막아야 한다. 두산은 kt보다 4사구가 너무 많다. 두산은 12개, kt는 6개를 허용했다. 두 배 차이다.
볼넷이 결국은 화근이었다. 1차전의 8회말, 3차전의 8회초에서 kt가 공격의 물꼬를 튼 건 볼넷이었다.
알칸타라는 3차전 8회초 2사 후 황재균을 상대로 스트라이크 없이 볼 4개를 던졌다. kt 타자가 이날 걸어서 출루한 건 고의4구(6회초 로하스) 외에 처음이었다. 뒤이어 로하스와 유한준의 연속 안타가 터지면서 0의 균형이 깨졌다.
포수 박세혁의 포일로 추가 실점을 했어도 2점 차 열세 정도는 따라붙을 만했다. 하지만 이후 두산은 와르르 무너졌다.
홍건희는 고의4구로 강백호와 대결을 피했으나 삼진 1개와 희생번트 2개를 기록했던 박경수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자초했다. 뒤이어 배정대와 장성우의 연속 적시타로 스코어
볼넷은 자멸의 길을 걷게 한다. 두산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4차전 선발투수 유희관의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은 5.02로 풀타임 선발투수가 된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그래도 볼넷(136⅓이닝 39볼넷)을 남발하는 투수는 아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