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kt는 단 한 번의 공격으로 5점을 땄다. 힘 한 번 못 썼던 두산도 홈런 두 방으로 응수했다. 마치 플레이오프 4차전은 ‘난타전’을 예고하는 듯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던 두산은 일격을 당했다. kt가 기사회생하면서 플레이오프 4차전이 13일 열린다.
4차전은 1~3차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선발투수부터 무게감이 떨어진다. 두산은 유희관, kt는 배제성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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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4차전은 이전 3경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사진(서울 고척)=천정환 기자 |
정규시즌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유희관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풍부하다. 65⅓이닝을 던져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된 두산 투수 중 최다 투구 이닝이다.
하지만 2018년부터 포스트시즌에서 호투를 펼치지 못했다. 2019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선 1이닝(6실점 4자책) 만에 강판했다. 장소도 고척돔이었다.
배제성은 2년 연속 10승을 올렸다. 그러나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포스트시즌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1차전 선발투수 소형준처럼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화려하게 치를 수도 있으나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배제성은 올해 두산전에 한 차례(9월 8일 잠실) 등판해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공격에 초점을 뒀다. 이 감독은 “4차전 선발투수를 봤을 때 결국은 타선이 터지는 팀이 이긴다”라고 전망하면서 예열을 마친 kt의 창에 무게를 뒀다.
kt는 3차전에서 안타 11개를 몰아쳤다. 7회까지는 응집력이 떨어졌던 1·2차전과 비슷했으나 8회는 180도 달랐다. kt 팬이 바랐던 ‘화력’이 폭발했다. 고심 끝에 계속 바꿨던 타순이 마침내 맞아떨어졌다.
값진 경험과 승리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분위기를 전환한다. 3차전 결승타의 주인공 유한준은 “1·2차전 패배에도 포스트시즌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3차전 승리를 계기로 4차전에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두산도 당하지만 않을 터다. 4차전까지 내줄 경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플레이오프를 무조건 4차전에서 끝낸다는 각오다. 또 한 번의 총력전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원과 김재환의 홈런에 대해 “초반에 쳤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kt의 송구 실책 2개(4·6회말)로 밥상이 차려지기도 했으나 스스로 걷어찬 꼴이었다.
전체적으로 타선이 침체했다. 이 감독이 꼬집은 피로도일 수도 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제외하고 빅이닝을 만든 적이 없다.
그렇다고 두산의 펀치가 약한 건 아니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의 4회초(7득점) 같
결국 ‘이기는’ 경기를 하기 위해선 kt보다 더 효율적인 공격을 펼쳐야 한다. 이미 기울어진 상황에서 터진 오재원과 김재환의 홈런은 두산 타선을 깨울 수 있다. 영양가 없는 한 방이 아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