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포스트시즌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두산베어스의 3년차 투수 김민규(21)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열쇠를 쥐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LG트윈스를 제압한 두산은 9일부터 2위 kt위즈와 플레이오프(3선승제)를 갖는다.
두 팀 사령탑이 나란히 꼽은 ‘공략 포인트’는 불펜이다. 뒷문을 흔들어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kt와 두산의 정규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69였다. 따라서 뒷문 강화는 두 팀의 큰 과제다.
↑ 두산베어스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려면, 김민규의 활약이 필요하다. 사진=김영구 기자 |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최원준을 불펜 자원으로 활용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최원준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 나가 2⅔이닝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보직은 변경됐다. ‘10승 투수’ 최원준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라울 알칸타라는 정규시즌 막바지 피로 누적과 목 담 증세로 3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됐다.
이에 김민규가 플레이오프에서 최원준의 역할을 맡는다. 2018년 신인 2차 3라운드 30순위로 지명된 김민규는 2019년까지 2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29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9로 불펜의 한 자리를 책임졌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호출 명령이 떨어지지 않았으나 플레이오프에서 쓰임새가 더 중요해진다. 김태형 감독은 “김민규가 최근 들어 상당히 안정돼 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불펜으로 활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kt전에 강했던 점을 높이 샀다. 김민규는 kt를 여덟 차례 상대해 평균자책점 0.60(15이닝 15탈삼진 1실점)으로 대단한 투구를 펼쳤다. 8월 15일 잠실 경기에서 유한준에게 홈런을 맞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처럼 플레이오프도 최대한 빨리 마치겠다는 계산이다. 크리스 플렉센, 최원준, 알칸타라를 차례로 내세워 세 판에 끝내겠다는 것.
하지만 kt의 저항에 고전해 시리즈가 길어질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4차전 선발투수는 유희관이 유력하다.
문제는 유희관의 최근 포스트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단기전은 (주요 상황마다) 이기는 카드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김민규의 활약을 기대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