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두산을 잘 아는 이강철 kt 감독이 고른 필승 카드는 ‘강공’이다.
81승 1무 62패로 KBO리그 2위를 차지한 kt는 9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과 플레이오프(3선승제)를 치른다. 두산은 두 판 만에 LG를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9승 7패로 kt의 우세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10월 22일 잠실 경기에선 17-5 대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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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철 kt 감독이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두산과 플레이오프에 대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하지만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볍게 몸을 풀며 두산의 저력을 과시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kt는 경험이 부족하다. 오랫동안 코치 생활을 했던 이 감독도 감독 2년차다.
단, kt의 장점도 뚜렷하다. 이 감독은 두산을 훤히 꿰뚫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에 두산을 지도했다. 따라서 곰을 사냥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8일 이 감독은 두산과 ‘맞불’을 놓겠다고 공언했다. 로하스 강백호 유한준 황재균 배정대 심우준 장성우 등으로 구성된 kt 타선은 두산도 두려워할 정도로 파괴력이 있다.
이 감독은 “우리에겐 방망이가 있다. 선발 싸움에서 버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정규시즌부터)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두산을 이기는 게 쉽지 않다. 번트 같은 작전 야구보다는 빅이닝을 만드는 타순을 만들려고 계획 중이다. 1점 싸움보다는 우리의 투·타를 고려하면 ‘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우리는 1점만으로 이길 수 있는 팀이 아니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간다”라고 밝혔다.
1차전을 잡아야 좋은 흐름을 탈 수 있다. 우선 장타율이 좋은 타자를 최대한 앞으로 배치한다는 그림이다.
다만 누구를 6번 및 9번타자로 기용할지가 고민이다. 너무 타격만 신경 쓰면, 발이 느린 주자 3명이 붙을 수 있다. 이 감독은 “기동성이 너무 떨어지면 안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6번 및 9번 타순만 고민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하위 타선이 열쇠를 쥐고 있다. 두산은 1차전 선발투수로 플렉센을 예고했다. 10월 4승 평균자책점 0.85를 기록한 플렉센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등판해 6이닝 1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 감독은 “플렉센이 (너무 잘해서) 이제 무너질 때가 되지 않았을까”라며 웃더니 “(플렉센을 상대할 때) 수비적으로 할 수도 있고 공격적으로 할 수도 있다.
‘순리’를 강조한 그는 “심우준 배정대가 출루해야 빅이닝을 만들 수 있다. 7~9번 타순이 출루해 장타율이 높은 상위 타선에 연결하면 될 것 같다. 그런 방향으로 라인업을 만들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