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홈런 두 방을 터뜨린 라모스의 포효에도 LG에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5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프로야구선수’ 박용택의 마지막 경기였다.
오는 7일 잠실구장에서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리지 않는다. 류중일호는 준플레이오프 2패로 3년간의 항해를 마쳤다. 2002년 프로에 입문한 박용택도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끝’을 절감했다.
우승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던 박용택이었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두산한테 져서 끝나면 기분이 더 나쁠 거 같다. 지금 와서 준우승택, 4등택으로 끝낼 수 없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 박용택은 한국시리즈 우승 꿈을 끝내 이루지 못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하지만 LG는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잠실 더비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차전에서 홈런 네 방을 날리며 반격을 펼쳤으나 너무 늦게 시동이 걸렸다. 6회말에 터진 오지환의 2타점 2루타로 7-8, 1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뒤집을 마지막 힘이 없었다.
4회말 라모스의 첫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12이닝 연속 무득점이었다. 4회초를 마쳤을 때, 스코어는 0-8이었다. 4회초에만 무려 7실점을 했다. 마운드 운용은 엉망이었다.
씁쓸한 결말이다. LG 선수단은 1994년 이후 26년 만에 우승을 꿈꿨다. 특히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맏형’ 박용택과 함께 이루길 희망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빈손이다. 정규시즌 마지막 2경기를 패하며 4위로 미끄러진 LG는 가을야구의 두 번째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가을야구는 단 3경기 만에 끝났다. 자초한 가시밭길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날에 서는 타석이 선수 생활의 마지막 타석이라고 상상하던 박용택이었다.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으나 박용택의 마지막 타석은 너무 허무했다.
7-8의 8회말 무사 1루에서 유강남을 대신해 타석에 선 박용택은 이영하의 초구를 쳤으나 결과는 3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 진한 아쉬움에 박용택은 잠시나마 배트를 머리 위에 올려뒀다.
우승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