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꼭 좌투수로만 좌타자를 상대했어야 할까. LG의 이상한 투수 운용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LG는 5일 가진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회초에만 무려 7점을 허용했다. 1점 차의 팽팽한 끈이 탁 풀어졌다.
4회초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0-8.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던 LG는 상실감에 빠졌다. 여섯 번의 공격이 남았으나 4회말 로베르토 라모스의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준플레이오프 12이닝 연속 무득점이었다.
↑ 진해수는 5일 열린 두산과 LG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⅓이닝 4피안타 1피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두산이 1차전에 이어 주도권을 잡았다. LG에 흐름이 안 좋았다. 팔꿈치 염증 후 한 달 만에 등판한 선발투수 타일러 윌슨은 상당히 불안했다. 3회초만 삼자범퇴로 막았을 뿐,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4회초 1사 1루에서 허경민이 2루 도루를 시도한 후 박세혁이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최일언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윌슨을 진정시켰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박세혁의 2루 도루와 김재호의 1타점 적시타.
LG는 투수를 교체했다. 두산의 좌타자를 의식해 좌투수 진해수를 투입했다. 진해수는 1차전에서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4회말 1사 만루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기도 했다. 투구수는 19개.
하지만 1차전과는 180도 달랐던 진해수다. 두산은 진해수의 공을 쉽게 공략했다. 오재원과 박건우의 연속 안타가 터졌고 정수빈의 희생타로 점수 차는 계속 벌어졌다.
총력전을 예고한 류중일 LG 감독이었다. 윌슨이 부진하면, 정찬헌 임찬규 카드를 곧바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진해수 카드를 고집했다. 이해할 수 없는 용병술이었다.
흔들린 진해수는 계속 두들겨 맞았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2사 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다음에 오재일이 외야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2점 홈런을 날렸다. 진
케이오 펀치였다. 스코어가 0-8이 된 뒤에야 LG 벤치가 움직였다. 정찬헌이 호출됐다.
17개의 공을 던진 진해수는 마운드를 쓸쓸히 내려갔다. ⅓이닝 4피안타 1피홈런 4실점. 진해수의 씁쓸한 2차전 성적표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