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7년 만에 성사된 포스트시즌 잠실 더비의 승자는 ‘곰’이었다. 두산 베어스가 기선을 제압하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LG 트윈스를 4-0으로 제압했다.
외국인 듀오의 활약이 빛났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첫 타석(1회말)부터 2점 홈런을 터뜨렸으며, 크리스 플렉센은 6이닝(무실점) 동안 탈삼진 11개를 잡으며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 두산 오재원은 4일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추가 득점이 필요한 순간마다 적시타를 때렸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준플레이오프는 2004년 이후 16년 만에 2선승제로 치러진다.
두산은 1승만 추가하면, 고척스카이돔에서 기다리는 2위 kt 위즈와 맞붙는다. 2014년부터 최근 여섯 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100% 확률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LG가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시간 57분 혈투 끝에 키움을 꺾으면서 이뤄진 포스트시즌 잠실 더비다. 2013년 플레이오프 이후 7년 만이다. 두 팀은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으나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지는 경기였다.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두산을 2015년부터 빠짐없이 한국시리즈로 이끈 김태형 감독도 선취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점에서 두산은 1회에 완벽하게 흐름을 가져갔다. 먼저 마운드에 오른 플렉센은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홍창기, 김현수, 로베르토 라모스를 모두 삼진 아웃시켰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1회말에 2점을 뽑았다. LG 선발투수 이민호는 공 3개만 던지고 고개를 숙였다. 허경민이 사구로 출루한 다음에 페르난데스가 이민호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공략해 외야 오른쪽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을 날렸다.
↑ LG 박용택은 4일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3의 5회초 2사 2루에 대타로 출전했다. 하지만 공 하나에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플렉센은 6회초까지 탈삼진 11개를 잡으며 LG의 기를 죽였다. 임무를 완수한 플렉센은 두 손을 들어 포효하며 두산 팬을 흥분케 했다.
두산의 빅이닝은 없었으나 필요한 순간마다 ‘9번타자’ 오재원의 적시타가 터졌다. 오재원은 2-0의 4회말 1사 1, 3루에서 외야 펜스를 맞히
한편,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5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 LG는 타일러 윌슨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